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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최초 한인연합극단 ‘검은돌’ 공식 출범

글쓴이 : 임홍주 날짜 : 2013-10-19 (토) 12:16:12
 
  


뉴욕 일원 한인 극단들이 힘을 합쳐 출범한 극단 ‘검은돌’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는 16일 국립극장 상임 연출을 지낸 이승규 연출가를 앞세운 극단 ‘검은돌’이 미주 최초의 한인연합극단으로 매년 대규모의 정기 공연을 올려 동포 사회에 의미 있는 문화행사를 마련한다고 전했다.


창단 기념 공연으로 김동리의 동명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한 ‘을화’가 11월 2일과 3일(오후 3시 7시) 총 4회 뉴욕 퀸즈씨어터인더파크에서 올려질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김동리 탄생 100주년인 올해, 한국 내에서 추진되는 여러 기념사업들과 더불어 뉴욕의 동포들에 의해 준비되는 뜻 깊은 문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규 연출가는 극단 가교의 창립자이며 국립극장 상임 연출과 인천 시립 극단의 예술 감독 등을 역임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극 연출가이다. 10여년만에 일선에 복귀한 그는 이날 창단 기자회견에서 “모교인 중앙대학교 동문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창단된 ‘검은 돌’이 후배 연극인들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연출을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공연의 기획을 맡은 류재길 중앙대학교 미주동문회장은 “창작에 목말라 하는 다수의 유능한 연극인들이 있고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의 연극영화학과를 보유한 모교의 정신과 부합되는 점이 많다고 판단해 이 같은 도전을 생각하게 됐다”며 이승규 연출가가 건재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을화’가 창단기념작품으로 선정된 것은 김동리 탄생 100주년의 시의성도 있지만 연극적인 재미가 풍부하고 한국이라는 공간적 제한을 넘어서는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노벨 문학상 본선 심사에 진출하기도 했던 김동리의 대표작 ‘을화’는 무당인 어머니와 기독교인이 되어 십년 만에 돌아 온 아들 사이에 충돌하는 종교적 신념을 그리고 있다. 이승규 연출가는 “비단 기독교와 무속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과 새로운 사상의 충돌이 잦았던 역사 속에서 인류의 보편적 논제를 작가 김동리는 다루고 있다”고 설명하고, “연극으로서의 ‘을화’에는 원작의 심각성에 재미와 볼거리를 넣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뉴욕 동포들을 대상으로 공연하지만 미국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라고 의욕을 보이는 이유다.
 
 
 


이승규 연출가는 국립극장과 인천 시립 극단 등, 재정적인 여건이 잘 갖추어진 환경에서 연극을 만들다가 제한적 여건에서 작업을 하는 어려움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의사소통, 재정적 어려움, 시설과 부족한 전문 인력 문제 등 쉬운 게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배우들의 노력으로 여건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이런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열정이 결과적으로는 한국의 어떤 공연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감명을 관객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이번 공연에는 대학로와 한국의 대형 무대에서 활동하던 배우들과 미국에서 전문적인 연기 훈련을 받은 젊은 세대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인공 을화 역을 맡은 김은희는 ‘극단 현대 극장’, ‘민예’ 등 유명극단에서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했던, 연극 팬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이승규 연출가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중견 여배우는 드물다. 그러나 설사 이 공연이 한국에서 공연되고 더 많은 배우 속에서 을화 역을 맡을 여배우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김은희를 캐스팅 했을 것”이라며 확고한 신뢰를 보였다.

 
 
 
▲ 최일훈(왼쪽) 임창규
 

 
이번 공연에는 극단 ‘가교’ 시절부터 이승규 연출가와 평생을 동고동락해 온 최일훈과 김소야가 오랜 만에 무대에 서 눈길을 끈다. 최일훈은 극단 ‘가교’의 전성기 시절, 박근형, 추송웅, 박인환, 윤문식, 최주봉, 김진태 등과 함께 연기 활동을 했으며 이승규 연출가와는 인천 시립 극단 시절까지 함께 해 온 배우다.


 
 
▲ 장지호(왼쪽) 김소야
 
 
김소야 역시 극단 ‘가교’에서 여자 주인공 역을 주로 맡았던 중심 배우이다. TV 탤런트와 스크린을 통해 활동하기도 했지만 역시 무대 배우로 기억되는 그녀다. 뉴욕의 극단 MAT의 임홍주 연출가는 “이승규 연출가와 결혼후 대중의 시선에서는 사라졌지만 최근까지 성극 등에 출연했다”며 “추억의 배우를 ‘을화’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연극 팬들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기대했다.


젊은 배우들의 면면도 눈에 띈다. 뉴욕의 유명한 배우 훈련학교인 HB 스튜디오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기 훈련을 받은 영술 역 장지호와 최근 무대와 영화 등에서 폭 넓게 활동 중인 월희 역의 박은영 등이 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도 뉴욕 동포들의 ‘광대’로 통하는 배우 박진현과 한국에서 연출가로도 활동한 임창규 등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 정다은(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스탭진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극단 ‘다은’의 대표, 정다은이 조연출을 맡아 이승규 연출가를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으며 문옥주, 이춘승, 김순희 등 유명 국악인들도 특별 출연해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뉴욕=임홍주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을화’, 1936년 ‘무녀도’ 개작 장편소설


  


1978년 ‘문학사상’에 발표된 장편 소설 ‘을화’는 1936년 ‘중앙’에 발표된 ‘무녀도’를 개작하여 만든 장편으로 40년간 준비를 하고 벼르던 작품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무녀도’는 1947년의 작품집(을유문화사)에서도 살인자 아들 욱이가 기독교도로 설정되는 등 한 차례 개작이 이루어졌다. ‘을화’에서는 묘사와 설명이 많아지고 박장로와 정 부잣집 마님의 비중이 높게 재창조되어 장편으로서의 구성을 갖추었다.


1장 ‘무녀의 집’을 시작으로 16장 ‘종이등불’로 끝나는 이 소설의 구성은 무녀 을화의 내력과 무녀의 오구굿 장면 그리고 아들과의 갈등을 내용으로, 전반기는 옥선(을화)를 중심으로 결혼과 잉태, 무당의 되기까지의 사연이 서술되고 있고, 후반기는 영술이 부친을 찾게 되는 과정과 무당인 어머니와의 마찰이 설명되고 있다.


 
 
 
1920년대 식민지 시대에 경주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옥선이라는 한 여인이 운명적으로 무당이 되기까지를 그리고 있다. 온 동네의 머슴처럼 일하며 생계를 영위하던 엄마와 사는 옥선은 열여섯에 이웃집 성출이와 관계하여 영술을 낳는다. 그후 그녀는 아들을 어미에게 맡기고 52세 된 늙은이에게 시집을 갔으나 남편이 곧 병사하고 아들마저 마마에 걸리자 을홧골 서낭당에서 기원하던 중 강신하여 무당이 되고 이름도 을화로 바뀐다. 영험해진 을화는 작은 박수인 성도령과의 사이에서 월희를 낳고 아들은 기림사로 보낸다. 을화의 부정한 행실로 인해 남편은 가출을 하고 기독교인이 되어 돌아온 영술은 박장로를 통해 생부와 재회한다. ‘두 하나님’, ‘굿과 예배’, ‘성경과 칼’과 같은 소목차에서도 나타나듯이 무당 어미와 기독교인 아들과의 대립을 첨예하게 그리고 있다. 을화는 성경책을 불태우고 굿을 하는 자신에게 저항하는 아들을 칼로 찌르게 되며, 월희는 생부를 따라 집을 떠난다.


  
 
 
이 소설은 ‘구경적 생의 형식’이라는 김동리의 주제의식을 구현한 소설로, 샤머니즘과 기독교, 동양과 서구, 전통적 신비주의와 근대적 합리주의 간의 대립과 반목을 그리고 있다. 무당 을화와 기독교인 아들 영술과의 사이에서 월희는 굿과 예배를 모두 경험하고 양쪽을 극복하고 화해하고 공존하고자 하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신비로운 삶의 본질과 인간존재를 규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의미를 둘 수 있다.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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