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와 관련, 당국의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교관으로 탑승한 기장이 친구와 동료들로부터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WSJ는 16일 웹사이트 ‘코리아 리얼타임’에 “아시아나 214편의 이정민(49) 훈련기장은 전 동료와 친구들로부터 조종능력과 성품면에서 찬사를 받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WSJ는 “두 자녀의 아버지인 이 기장은 사고가 난 보잉777기의 조종경험이 있는 최고참 조종사로 이번에 다른 세명의 조종사와 함께 탑승했다”고 전했다.
총 비행시간이 1만2387시간에 달하는 이 기장에 대해 한 동료는 “가끔 난 그의 비행기술과 능력에 대해 아플만큼 질투심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익명(匿名)을 요구한 이 동료는 “이 기장은 상황 판단력이 대단히 빨랐다. 항상 남들보다 뛰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장은 아주 사교적이고 대인관계(對人關係)도 좋았다. 이따금 술을 한두잔 하지만 애주가는 아니다”라면서 “가정적인 성품이어서 비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항상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기장이 F4와 F5전투기를 조종하던 공군조종사 시절 함께 한 다른 동료도 “그 전투기들은 최고의 파일럿이 조종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사측과 껄끄러울 수도 있는 노조 가입 조종사이면서도 비행교관으로 승진한 것도 이 기장의 탁월한 능력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미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들의 과실 가능성으로 몰고가는듯한 움직임속에 이같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조종사노조 대표들이 공개적으로 NTSB를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NTSB 정보공개 우려” 성명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NTSB가 조사과정에서 다른 가능성을 소홀히 하면서 조종사 실수에 초점을 맞추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며 우려(憂慮)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 충돌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조종사협회는 “조종사는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라며 “NTSB의 최종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조종사에 편중되는 언론발표와 논평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사고 조사는 특정 국가의 이익이나 항공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동일·유사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뤄져야 한다. 편견(偏見)이나 계획된 의도에 따라 사고 조사가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