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되어 흥분됩니다.”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MLB ‘올스타 퓨처스게임’에 선발된 최지만(22)이 13일 뉴욕에 왔다.
2013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에 앞서 14일 시티필드에서 열리는 퓨처스게임은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有望株)들의 경연(競演)이다. 최지만은 현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더블A팀 잭슨 제너럴스에서 주전1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1999년부터 시작된 퓨처스게임은 미국팀과 월드팀으로 나뉘어 대결한다. 월드팀에 소속된 최지만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이유다. 퓨처스게임 1호 한국선수는 1999년 김선우이며 추신수와 송승준(이상 3회), 최희섭 이학주(이상 2회), 서재응 김선우 류제국 강경덕 하재훈(이상 1회)이 선정된 바 있다.
최지만의 선발로 한국은 2009년부터 5회 연속 퓨처스게임 선수를 배출(輩出)하게 됐다.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3학년 시절이던 2009년 시애틀과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넜다. 2010년 루키리그에서 평균 3할6푼의 타율을 기록하며 하이 싱글까지 순조롭게 승격했다.
그러나 시즌막판 허리부상으로 2011년을 고스란히 재활(再活)에 투자해야 했고 지난해 포수에서 1루수로 보직변경하며 새로운 출발을 했다. 올 시즌 하이싱글 데저트 매버릭스에서 시작한 그는 타율과 타점 장타율 홈런 등 모든 공격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4일 더블A팀 잭슨 제너럴스로 승격된 후에도 불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13일 현재 총 80게임에 출장, 평균 타율 3할1리, 57타점, 13홈런을 기록했다.
과거 시애틀에 있었던 추신수(클리블랜드)의 신인시절에 비해 타격밸런스는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최지만은 ‘제2의 추신수’라는 기대속에 빅리그 진출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나가고 있다.
13일 밤 올스타 선수들의 숙소인 맨해튼 42가 하얏트호텔을 찾았다. 최지만은 마침 스프링캠프에서 친분을 맺은 한인대학생 조신혁(19 매사추세츠대)군과 반가운 재회를 하고 있었다.
-언제 도착했나. 피곤하지는 않은지?
“오늘 새벽에 도착했다. 어제 더블헤더를 하는바람에 밤 12시에 끝나서 부랴부랴 공항으로 달려와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하루종일 무려 23이닝을 했는데 마음은 급하고 눈물날 것 같았다.”
-한국선수로는 10번째다. 퓨처스 올스타에 선정된 소감은.
“좀 멍한 느낌이다.(웃음) 사실 후보로 올랐다가 팬투표에서 떨어졌는데 부상자가 나왔고 가장 성적이 좋아서 선발됐다고 들었다. 난생 처음 다는 태극마크를 미국에서 달게 될 줄은 몰랐다. 흥분된다.”
-올해 성적이 대단한데 컨디션이 좋은가
“사실은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올초 스프링캠프에서 공에 맞는 부상을 당해 어려운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선 선수자원이 넘치기 때문에 아프면 그대로 탈락이다. 첫 10게임은 부진했지만 조금씩 감을 찾을 수 있었다.”
-시즌 도중 하이싱글에서 더블A로 승격됐는데 트리플A로 올라갈 가능성은
“한시즌에 두 단계를 승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느낀거지만 미국이나 중남미선수들에 비해 아시안 선수들에 대해선 검증을 오래 하는 편이다. 일단 더블A로 올라왔으니 시즌이 끝나는 9월초까지 주시할거라고 생각한다.”
-더블A 수준을 어떻게 보나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통해 볼 때 미국의 마이너리그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수준이 높았다.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팀 소속선수만 300명이다.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다.”
-하이싱글 팀은 캘리포니아에 있었는데 더블A는 홈이 어디인가
“테네시 잭슨이다. 이제 한달 좀 넘었는데 한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음식점도 안보인다. 아시안들이 아예 없는 것 같다.(웃음)”
-식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다행히 음식은 가리지 않는다. 한국음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것도 좋아하니까 괜찮다. 얼마전부터 김치 생각이 좀 나기는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힘든게 무엇인가
“워낙 적응력이 좋긴 한데 이동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하이싱글 더블A는 버스 이동이 기본이다. 짧아도 6시간, 열시간도 넘게 버스를 타고 가는 곳도 많다. 올스타전이 끝나면 다시 리그로 복귀하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없는 날이 딱 이틀밖에 없다.”
-흔히 마이너리그에서 눈물젖은 빵을 먹는다고 하는데 보수는 어떤가
“루키 리그때 월 300달러를 받았다. 올해 하이싱글에서 세금빼고 1100달러였는데 더블A로 올라오니까 1300달러로 늘었다. 그 돈으로 월세내고 식비, 용돈 다 써야 하는데 그래도 살아지더라.(웃음) 지금 남미선수 2명과 방 세 개짜리 아파트를 쓰는데 좀 비싼것 같아서 다음달엔 8명이 사는 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뉴욕엔 한인들도 많은데 어떤 각오인가.
“부담은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기왕이면 홈런 한방 쳐야 하는데.(웃음)
-시즌이 끝나면 어떤 계획이 있나
“지난해 경우 시즌끝나고도 엄청 바빴다. 한국에 2주 다녀오고 ‘유망주 경기’ 뛰고 겨울에 호주리그에 임대형식으로 가서 뛰었다. 돌아와서 미니캠프 참여하고 스프링캠프 하고나니 시즌이었다. 올해는 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목표는 메이저리그진출일텐데
“당장의 목표는 부상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