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다시 오니 고향에 온것 같네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김정권(35) 부산대 교수가 뉴욕에서 뜻깊은 연주회를 가졌다. 김 교수는 11일 맨해튼 66가 굿 셰퍼드 교회에서 NYCA 갈라 오프닝 콘서트에서 다른 세명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열정어린 연주를 했다.
지난해 여름 10여년간의 뉴욕생활을 정리하고 부산대 교수로 부임한지 9개월만이었다. 이번 연주는 지난 2008년 뉴욕의 젊은 피아니스트와 지휘자, 작곡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뉴욕연주예술가협회(NYCA)가 주최하는 통산 4번째 콘서트였다.
11일엔 김정권 교수와 NYCA 창설자인 클라라 민 등 4명의 피아니스트들이 갈라 콘서트 오프닝 행사를 펼쳤고 19일엔 알렉세이 타르타코브스키 등 4명의 피아니스트들이 합동 연주회를 갖는다.
링컨센터와 이웃한 굿 셰퍼드 교회 홀에서 열린 이날 연주회에서 청중들은 4명의 피아니스트들이 러시아출신 지휘자 에듀어드 질버칸트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펼치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한껏 魅了(매료)된 모습이었다.
콘서트의 서막을 연 요니 레비아토프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나선 김정권 교수는 생상의 <피아노협주곡 4번 다단조>를 완벽하게 소화해 이례적인 기립박수를 받았다.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운 음울하게 건반을 매만지듯 연주하는 그의 탁월한 테크닉은 오케스트라와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다.
뉴욕에서 다양한 피아니스트를 접했다는 김서영 씨(맨해튼 거주)는 “지금까지 내가 본 최고의 연주였다. 오케스트라와의 밸런스는 물론, 피아노와 연주자가 한 몸이 된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큼 유려하고 자연스러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청중석에는 김영목 뉴욕총영사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 총영사는 연주가 끝나고 일부러 김정권 교수를 찾아가 축하와 격려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이어 많은 지인들과도 반갑게 포옹을 하며 회포를 풀었다.
연주회를 위해 지난 5일 뉴욕에 온 김정권 교수는 “시차가 맞지 않아 몇시간 전만 해도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다행히 연주할 때는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좋은 연주를 한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13일 귀국하는 김정권 교수는 “학기중이긴 하지만 1년전부터 약속이 된 연주회여서 학교의 양해를 얻고 왔다”면서 “연주회 준비를 하느라 줄리어드 스쿨 시절 恩師(은사)분들도 아직 찾아뵙지 못했다.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9월 워싱턴 D.C. 콘서트경연 작곡가로 참여
김정권 씨는 미국 등 해외에서 미국명 퀜틴 김(Quentin Kim)으로 유명한 국제적인 피아니스트이다. 특히 그의 명성은 외교가에 널리 알려졌다. UN본부가 있는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 외교관들을 위한 다양한 무대에 많이 섰기 때문이다.
2009년 겨울 UN의 반기문 사무총장 관저(官邸)에서 열린 UN기자 송년파티에 특별 초청돼 연주한 것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논문 ‘완다 란도브스카의 예술세계 고찰’로 쥴리아드 학교에서 음악예술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올해 4월 뉴욕연주예술가협회가 마련한 카네기 홀 데뷔 독주회를 성황리에 치뤘다.
김정권 씨는 연주자로서는 물론, 천부적인 작곡가로서 유럽과 미주 음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순회가 있었던 2003년 독일 일간 고슬라헤 자이퉁은 “퀜틴 김의 눈부신 해석, 연주는 마술과도 같다. 음악이란 이렇게 연주되는 것임을 보여주듯 그의 음악은 실로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오는 7월 금호아트홀에서 연주회를 앞둔 그는 9월엔 작곡가로서 워싱턴 D.C.를 방문할 예정이다. 코리아 콘서트 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신인피아니스트의 발굴무대에 자신의 곡이 출품되기 때문이다.
대학교수와 연주, 작곡가의 바쁜 삶을 영위하는 김정권 교수는 “종종 힘에 부친 느낌도 들지만 이 모두를 통해 큰 보람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