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이 母乳(모유)授乳(수유)를 다룬 표지기사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표지 사진이었다.
금발에 늘씬한 체구의 젊은 여성이 선채로 왼쪽 가슴을 드러낸 가운데 아들로 보이는 남아가 의자위에 올라서 젖을 물고 있는 장면이었다.
주인공은 올해 26살인 제이미 린 그러밋(Jamie Lynn Grumet)이라는 육아전문 블로거로 젖꼭지를 물고 있는 아이는 그녀의 만 4살짜리 아들 애럼이었다. 이 기사는 모유 수유를 이른바 ‘손길 육아(attachment parenting)’의 측면에서 오래 지속하는 것이 좋다는 학설을 다룬 것이었다.
윌리엄스 시어스 박사가 처음 제기한 ‘손길 육아’는 모유 수유를 통해 아기는 영양발달은 물론, 엄마와의 강한 정신적 연대감이 생겨 성장후에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그러밋은 “나도 어릴 때 엄마의 젖을 6살때까지 먹었다. 엄마가 이상해서가 아니다. 아빠는 버클리 출신의 영양학자로 늦은 나이까지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영양면에서 아주 좋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살던 캘리포니아 북부에선 그런 엄마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밋은 “엄마의 젖을 물고 있던 기억을 하면 지금도 행복하다. 정말 엄마의 품은 따스했고 늘 껴안아 주는 것 같았다. 엄마의 젖을 물때마다 진한 사랑이 느껴졌다”면서 “엄마를 통해 난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감도 그때부터 생겼다”고 예찬론을 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동에게 부자연스럽게 젖을 물리는 이 사진이 너무 선정적으로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선 ‘아동 성희롱(child molestation)’라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러밋이 외국에서 入養(입양)한 또다른 아들한테도 젖을 물린다는 사실이다. 즉 그녀는 모유 수유가 아니라 양자에게 엄마와의 일체감을 위해서 젖을 물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밋은 “아들이 나와의 일체감을 통해 영어도 빨리 익히고 심리적 안정감도 생길 것”이라며 “젖을 물리는 것을 처음엔 자주 했지만 지금은 한달에 한번 정도”라고 소개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모유수유 엄마 “이런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회가 되야”
모유 수유를 통한 ‘손길 육아’를 시어스 박사는 92년 ‘The Baby Book’을 통해 처음 主唱(주창)했다. 배우 매임 비앨릭도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다룬 ‘Beyond the Sling’이라는 책을 직접 저술하기도 했는데 그녀는 요즘도 4살된 아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예방의학센터(CDCP)에 따르면 미국의 엄마들은 4명중 3명꼴로 모유 수유를 하고 있으며 이중 44%는 생후 6개월까지만 젖을 먹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엄마들에게 만2세까지 적절한 영양식과 함께 모유 수유를 勸獎(권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사주간지로선 파격적인 사진을 게재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타임이 논란 촉발을 위해 의도적인 선정성을 가미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엄마라기보다는 매력적인 모델의 이미지가 강한 여성이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감싸안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작 사진의 주인공 그러밋은 이 표지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일부 사람들에겐 충격적인 사진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같은 모습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도록 우리 문화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