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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경 세계제일’ 뉴욕원각사 명소부상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3-11-11 (월) 09:14:49

  


“가을 경치로는 세계 최고의 한국사찰이 되지 않을까요.”


‘600만불 대작불사’로 잘 알려진 뉴욕원각사(주지 지광스님)가 본격적인 중창불사를 시작하면서 현지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뉴욕주 샐리스베리밀즈에 위치한 원각사는 부지가 288에이커, 무려 30만평에 달한다. 경내에 산과 그림같은 호수가 있어 절경을 자랑하는 이곳에 전통 한국식 대웅전과 무량수전, 선방, 요사채 등을 순차적으로 건립하는 대작불사가 한창이다.


지난달엔 중장비 3대를 동원해서 대웅전 터닦기에 나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가 막힌 전망이 확보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대웅전 자리는 아랫녘 왼편으로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지고 오른쪽엔 좌대 포함 10m 에 달하는 청동석가여래좌상이 조성돼 있다.
 
 
 
  


정면엔 베어마운틴에서 뻗어온 산줄기가 아담한 눈높이로 들어온다. 지금은 철이 좀 지났지만 단풍이 한창일 때는 넋을 잃고 바라볼만큼 기막힌 풍치가 보는 이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울긋불긋한 단풍나무들이 호수에 반사되는 정경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로맨틱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미 뉴욕원각사는 인근 주민들에겐 아름다운 한국 절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중창불사가 시작되면서 한인들은 물론, 타민족 불자들과 미국인들이 쉼없이 찾아오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들어 중국서 온 불자관광객들이 단체로 찾아오고 스리랑카 사찰 스님들과 스리랑카UN대사가 방문하기도 했다,

 
 
 


100만 배 기도회향으로 잘 알려진 제주 약천사 회주 혜인 큰스님은 지난 2010년 뉴욕 원각사를 찾아 “이곳만큼 좋은 명당터를 만나기 어렵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고 진제 대선사도 13대 종정으로 추대되기 직전인 2011년 원각사를 둘러본 후 “참으로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불사가 마무리되면 훌륭한 대가람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원각사에서 특별법문을 한 범휴스님은 “2000년대 이후 몇 차례 원각사를 방문했는데 오늘날 미주 최대의 도량으로 거듭나게 된 원각사를 보니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주 최초의 한국사찰인 캘리포니아 삼보사 주지를 역임한 범휴스님은 “원각사 불자들이 참으로 복이 많은 것 같다. 어려운 이민생활속에서 부처님 품을 떠나지 않은, 희유하고 귀하신 여러분들에게 감히 찬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원각사는 지난 1975년 숭산큰스님과 법안큰스님의 원력으로 미동부 최초의 한국사찰로 탄생했다. 처음엔 맨해튼에 자리잡았으나 밀려드는 신도들을 감당할 길이 없어 1988년 현재의 부지로 이전했다.


당초 불교대학도 세우겠다는 원대한 구상으로 이전했지만 법안큰스님의 급작스런 와병으로 10년이상 쇠락을 길을 걸었다. 원각사가 회생의 계기를 맞은 것은 서울 구룡사와 일산 여래사를 세운 정우스님이 인연을 맺은 덕분이다.


2004년부터 수십만 달러를 들여 경내에 방치된 낡은 건물들과 폐타이어 쓰레기 등을 치우고 단장하면서 원각사를 정상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2007년 ‘불보사찰’ 통도사의 주지가 된 정우스님은 2009년부터 부주지 지광스님에게 원각사 주지 소임을 맡기고 회주스님으로서 원각사 대작불사에 나서게 됐다. 이른바 600만불 대작불사였다.

 
 


원각사의 대작불사는 지난 2010년 부처님진신사리탑과 높이 8m의 청동석가여래좌상을 잇따라 건립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작됐다. 대작불사를 위해 불자들의 시주가 이어졌고 2011년엔 미국인 사업가 해리 두리틀 씨가 무려 100만 달러의 불사금을 기증,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주지 지광스님은 대웅전 대들보 등에 사용할 목재 구입을 위해 정화섭 불사추진위원장 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를 두차례나 방문,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수령이 700~800년 된 최고급 더글라스나무를 비롯한 캐나다산 원목들은 내년 봄 무려 트럭 40대분이 도착하게 된다.


지광스님은 “옛 말에 주목(朱木)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고 했는데 원각사 대작불사에 쓰이는 원목들이야말로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의 인연을 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광 스님은 1981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고 95년 범어사에서 법타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 83년 광주 무등산 원효사에서 재무국장 등을 맡았다. 95년 도미,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부터 원각사 부주지, 2009년 5대 주지로 취임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뉴욕 원각사에 부는 희망의 새바람
(글: 지광스님)


뉴욕 원각사(圓覺寺)는 미국 동부에 최초로 세워진 한국사찰이다. 뉴욕 샐리스버리 밀즈(Salisbury Mills) 타운에 위치하고 있으며, 30만 평(228에이커)이나 되는 땅에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풍광이 아주 좋다. 36년 전 숭산행원 스님께서 창건하셨지만, 원각사를 일구고 발전시킨 분은 법안 스님이다.


동국대 부총장까지 역임하셨던 법안 스님은 1974년 도미, 하버드대학 객원연구원으로 1년간 재직한 뒤, 뉴욕 원각사 주지로 취임하여 불사를 크게 일구셨다. 미국 땅에 불교대학을 세우시겠다는 원력으로 현 위치에 30만 평의 땅을 매입하셨을 뿐만 아니라, 뉴욕 대학(New York University)에서 ‘원효의 화쟁사상 연구(Wonhyo’s Theory of Harmonization)’로 박사학위도 취득하셨으며, 뉴욕 지역에 불자들의 신심을 일으키고 불법의 씨앗이 퍼지도록 확실한 토대를 마련해 주셨던 분이다.


법안 스님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활발히 활동하셨다. 그러나 1988년 맨해튼에 있던 절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병환으로 쓰러지셨다. 그때부터 원각사는 기울기 시작했다. 스님에게는 상좌가 없었던지라 여러 스님들이 오고 가셨지만, 그럴 때마다 어려운 상황이 가중될 뿐이었다.


내가 원각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인 2004년 1월이었다. 당시 위스콘신 대학에서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되돌아가는 길에 법안 스님께 문안인사를 드리려고 원각사를 방문했었다. 그런데 법당과 요사채는 모두 잠겨 있었고 이 큰 도량에 스님과 시봉하는 보살님 한 분만이 절을 지키고 있었다. 경내에 수십 채가 넘던 건물들은 대부분 퇴락되어 하룻밤 지낼 수 있는 방사도 거의 없었다. 매주 3~4백 명씩 나오던 일요법회였다고 했는데, 법회를 집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법당에 들어가 보니 노보살님들 일곱 분 정도만 와 계셨다. 기도와 법회를 해주실 스님이 없어서 매주 염불 녹음 테이프을 틀어놓고 기도하시고 돌아가신다는 것이다.


‘미국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떻게 스님이 없다고 절이 이렇게 퇴락되도록 방치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온통 머리 속에 차 있을 때, 어느 노보살님이 “우리마저 절에 나오질 않으면 원각사는 문을 닫을 거여!”라는 말씀이 귓가를 세게 내리쳤다.

 
 


행복한 걱정에 빠진 원각사


뉴욕 한국불교의 원찰 원각사가 희망의 빛을 보게 된 것은 그 무렵이었다. 2004년 겨울, 당시 서울 구룡사 주지이셨던 정우 스님(현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께서 이 도량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위기에 빠진 원각사의 주지 소임을 맡으셨다. 그리고는 불도저처럼 20년 동안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나가셨다. 도량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폐허가 된 28채의 방갈로를 철거했다. 남은 건물들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도량 곳곳에 버려진 자동차 타이어와 폐차들을 제거했다. 정우 스님은 그렇게 한두 달에 한 번씩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솔선하여 불사원력과 신심을 이곳 불자들과 스님들에게 보여주셨다.


그 무렵 정우 스님께서는 나에게 부주지 소임을 맡아달라고 청하셨다. 처음에는 내가 하던 공부도 있고 경험도 없어 이 큰 절을 운영해 나갈 자신이 없다고 거절했었다. “한국에서도 와서 이렇게 어른이 하시다 만 일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 미국에 있는 스님들이 어떻게 자신들만을 생각하고 못한다고 할 수가 있느냐?”는 정우 스님의 경책이 돌아왔다.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능력 있는 스님이 나타나면 소임을 인계하고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조건으로 직책을 맡게 되었다.


임시직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맡았지만 게을리 할 수 없었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법회를 이끌었고, 갖가지 기도와 행사를 치르고, 도량을 가꾸었다. 그렇게 공을 들인 까닭인지 현재 원각사의 모습을 둘러보면 새삼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매주 법회에 나오는 불자들도 많이 늘었고 상주 대중도 늘어났다. 살림도 안정이 되었고 불자들의 신행도 돋보일 만큼 향상되었다. 안팎으로 신뢰가 쌓여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린다. 그리고 미 동부 한국불교 원찰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들을 하나씩 해나간다는 생각 때문인지, 불자들의 마음이 모이는 것이 역력히 보인다. 부주지 소임을 맡았던 지난 5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2009년 12월, 갑작스런 대중공사를 통해 주지로 임명받아 6대 주지로 취임하게 되었다. 예상치도 못하게 큰 소임을 맡게 되어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위기에 처해 있던 원각사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종류의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좀 더 불자들의 신행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미국 현지인들을 불교에 귀의하게 할 수 있을까? 이번 여름에는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으로 불교 어린이 청소년 캠프를 알차게 할 수 있을까? 명상에 관심이 많은 미국 불자들에게 어떻게 더 깊은 불법의 진리를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요즘 하는 걱정이다. 행복한 걱정이다.

 
 

 
원각사는 많은 잠재력을 가진 도량이다. 전통식 법당과 요사채를 지으려는 마스터플랜이 세워진 상태이며, 통도사 사리탑을 축소시킨 사리탑이 이미 원각사에 와있다. 4월 말이면 6미터의 청동아미타불좌상도 모셔진다. 불사가 이루어지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문화를 알리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즉 한국불교문화체험 캠프라든지, 이민 1.5세와 2세 청소년을 위한 여름수련회 프로그램, 미국 현지인들을 위한 명상프로그램 등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소임을 맡으면서 ‘누가 해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모든 상황을 해결하고 좋은 환경을 일구어나가는 일을 내가 몸소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이 자리에서 매일매일 실천해나가는 일이야 말로 해외에 불사를 이루는 일이고 해외포교를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마음먹을 때, 행복은 도량에 가득 찬다.


<출처 월간 불광 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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