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의 불심검문(不審檢問)(stop-and-frisk)이 위헌(違憲)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맨해튼 연방법원 쉬라 쉐인들린 판사는 12일 불심검문 관련 소송에서 “뉴욕 경찰이 불심검문을 부당하게 적용해왔다”면서 이는 연방 수정헌법 4조(부당한 수색·체포로부터 권리보호)와 14조(시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判示)했다.
쉐인들린 판사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230만 명이 경찰로부터 검문을 당했지만 98.5%는 아무런 무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행 제도가 과도하게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셰인들린 판사는 불심검문의 위헌 소지를 없애는 등 전면 개편을 전제로 검찰출신 변호사 피터 짐로스를 불심검문 프로그램에 대한 감시자로 임명했다.
또한 앞으로 1년 동안 경찰관 몸에 비디오 카메라를 부착해 검문에 대한 동영상 자료를 확보하도록 지시했다. 카메라 사용은 각 보로별로 지난해 통계에 따라 가장 많은 검문이 이루어진 경찰서 한 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하게 된다.
이번 판결은 경찰 검문이 대부분 흑인과 히스패닉계에만 치중돼 있다며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집단소송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뉴욕시 인구의 50%인 반면 검문은 85%를 차지하고 있다”며 불심검문이 인종차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플로리다의 평범한 흑인소년을 검문과정에서 사살한 ‘짐머맨 사건’으로 불심검문에 대한 비판론이 더 확산됐다. 이와 관련, 뉴욕시장선거에 출마한 아시아계 존 리우 감사원장은 “인종차별에 근거한 검문 행위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레이몬드 켈리 시경국장은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검문이 실제로 치안 확보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이해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시장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항소하겠다”며 크게 반발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판사가 내 놓은 위험한 판결이다. 불심검문이 폐지되면 뉴욕시의 범죄율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즉각적인 항소를 다짐했다.
불심검문은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2002년부터 시행한 것으로 구체적인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도 검문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범죄율의 하락에 기여했다는 의견과 인권침해와 인종차별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있어왔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