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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숙 룸’ 헌정식 뉴욕서 열려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3-12-10 (화) 14:24:56
 
 


“동생이 외로울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을 베풀어주실줄 몰랐습니다.”




안진원 씨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9일 오후 뉴욕주 오스닝의 선샤인 아동재활병원. 간호사와 의사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와 어린 환자를 동반한 보호자 등 70여명이 아담한 홀에 모여 있었다.


  


지난 1일 뉴욕 통근열차 사고로 숨진 안기숙(35) 간호사에 바치는 특별한 헌정식이었다. 홀 상단엔 하얀 국화꽃과 함께 안기숙씨와 동료들이 함께 한 사진들이 놓여졌고 고인의 오빠 안진원씨와 형부 김의호씨가 가족을 대표해 함께 자리했다.


 


선샤인아동재활병원은 최근 건물 증축을 통해 어린 환자들의 활동공간인 ‘선 룸’을 오픈하면서 이 병동의 이름을 ‘안기숙 룸(Kisook Ahn)’으로 헌정, 이날 세리머니를 열게 됐다.




‘안기숙 룸’은 건물의 북동쪽 끝에 만들어진 병동으로 햇빛이 잘 들고 넓은 나무 발코니도 갖추고 있다. 미국의 병원에 한인 간호사의 이름이 헌액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어서 미국 언론도 취재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헌정식을 진행한 린다 모시엘로 행정담당자는 “오늘 안기숙 간호사를 위한 헌정식에 가족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참석해줘 감사하다”면서 “고인은 이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하고 동료들에게 다정다감한 간호사였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고인과 야간근무때 일을 도운 간호보조사 셰이빈 씨가 ‘오버 더 레인보우’를 추모의 노래로 들려주었다. 병원측은 동료 등 직원들이 쓴 편지와 카드를 전달하고, 추모카드도 제작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생전에 안기숙씨가 돌본 어린이 환자 15명이 정성껏 만든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태양을 배경으로 다양한 컬러의 손들이 겹겹이 있고 데이빗, 히바, 디나 등 환자들의 이름이 쓰여졌다. 가운데 태양엔 한인간호사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Kisook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Love Sunshine’ 이라고 쓰여 있었다.


 


안기숙 룸의 리본을 자르는 커팅 세리머니도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추모이자 축하의 자리이기도 했다. 안진원 씨가 리본을 자르는 순간 발코니의 문이 활짝 열렸고 자리한 모두가 박수를 했다. 이어 린다 모시엘로 씨가 ‘추모의 돌’을 전달했다. 30cm 크기의 황토색 돌엔 꽃그림과 안기숙씨의 영문 이름과 직책이 쓰여져 있었다.


 


마치 동생을 만난듯 소중히 돌을 품에 안은 안진원 씨를 따라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 본관 옆 추모의 연못에 안치하는 의식을 위해서였다. 조경이 아름다운 연못 둘레엔 병원에서 숨진 환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돌들이 있었다. 연못 중앙에 ‘안기숙 돌’은 그렇게 놓여졌다.


 



한 후배간호사는 “언니는 항상 밝은 웃음으로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밤 근무를 사흘 연속 하면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언니는 항상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뭐가 필요한지 돌봐주는 사람이었다”고 울먹였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고 안기숙씨 세명대 수석졸업 재원


 
 


충주 출신인 안기숙 씨는 세명대 간호학과를 수석 졸업한 재원이었다. 졸업후 일산병원에서 2년 근무하다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옮겼고 2008년 도미, 간호사 일과 함께 ‘NP(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 리먼칼리지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오빠 안진원 씨는 “기숙이는 4남매중 셋째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데 이번 일로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조카들 생일이나 특별한 날이면 항상 잊지 않고 챙겨주는 등 세심한 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동생과 마지막 통화한 것은 아버지 기일인 11월 11일이었다. “그날따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았어요. 굉장히 보고싶다고..하더라구요. 이렇게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갈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안진원 씨는 “동생이 먼 나라에서 외롭기만 한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아껴주고 동료들과 환자가족들도 너무나 훌륭한 간호사였다고 칭찬을 해주는 것을 보니 동생이 정말 좋은 일을 한 것 같다”면서 “동생도 이젠 하늘에서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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