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다리 세진이’로 잘 알려진 김세진(17) 군이 뉴욕에 왔다.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와 오른손 손가락 3개가 없는 김 군은 4살 때부터 ‘로봇다리’를 달고 살아왔다.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2009년 열세살의 나이에 영국서 열린 세계장애인선수권(19세미만) 수영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를 휩쓴 수영 신동이기도 하다.
9살에 5㎞ 달리기를 완주하고 해발 3870m의 로키산맥을 등정했는가하면, 12살엔 10㎞ 단축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다. 현재 장애인 수영국가대표인 김 군은 올해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수시전형으로 최연소 입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초등학교 도덕(4년)과 국어(6년)교과서에도 실린 그가 뉴욕에 온 것은 오는 29일 뉴욕장로교회에서 열리는 2013밀알의 밤에 ‘희망전도사’로 초청된 덕분이다.
18일 플러싱의 뉴욕밀알선교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세진 군은 어머니 양정숙씨와 김자송 뉴욕밀알선교단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해 뉴욕에서의 계획을 소개했다.
장애인들의 신앙공동체인 밀알선교단의 가장 큰 행사인 ‘밀알의 밤’은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난 ‘행복전도사’ 닉 부이치치를 비롯, 이승복 박사, 송정미, 레나 마리아, 희야 등 장애를 딛고 꿈과 용기를 세상에 전파하는 주인공들을 해마다 초청해 왔다.
김자송 단장은 “밀알선교단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뜻깊은 밀알의 밤 행사에 한인사회의 장애아와 청소년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김세진 군을 초청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세진 군은 뉴욕 체류중 허드슨강을 횡단하는 수영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23일 예정된 이 대회는 300여명이 참여하며 김 군은 유일한 한국 참가자로 알려졌다. 맨해튼 75가 지점에서 입수해 건너편 뉴저지 에지워터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허드슨강 횡단 도전은 처음이지만 장애인 세계신기록(자유형 800m, 1500m)을 보유한 김 군은 자신감이 넘친다. 사실 그는 중학교때부터 수영선수를 꿈꿨으나 장애인에게는 학업과 운동의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현실 때문에 중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공부하며 운동을 계속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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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어머니 양정숙씨의 사랑과 헌신
김 군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어머니 양정숙(44) 씨의 놀라운 사랑과 헌신이 있었다. 세진 군은 양 씨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다. 1998년 자원봉사중 세진 군을 만나 이듬해 입양한 양 씨는 온갖 궂은 일을 감수하며 아들을 돌봤고 재활치료를 위해 4살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
양정숙 씨는 기계체조 선수 출신이다. 그녀도 훈련 중 크게 다쳐 4년간 장애인으로 지낸 시절이 있다. 아들이 중중 장애를 갖고 있지만 쉽게 도움을 주는 대신 스스로 이겨내도록 가르쳤다. 양 씨는 “장애를 가졌다고 남에게 의지하고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일을 찾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아들을 가르쳤다”고 털어놓았다.
세진 군은 어렸을 적부터 매일 넘어지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자신을 넘어뜨렸고 계속 넘어지다 보니 나중에 잘 넘어지는 방법을 알게 되고 자연히 일어서는 훈련도 됐다.
“장애가 있으면 자주 넘어질수밖에 없다. 걷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게 중요하다. 힘들면 주위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하지만 그 기대가 막연해서 불평과 투정을 해선 안된다. 네가 인생을 살 때도 마찬가지란다.”
세상의 편견과 장애의 고통, 어린 나이에 시련을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좌절할 때마다 어머니와 누나의 기도, 그리고 뉴욕에 있는 고마운 분들의 격려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상 사진 교회일보 제공> 세진 군의 꿈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다. 장애우들만이 아니라 어린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IOC위원 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년 브라질 장애인올림픽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 그리고 10년안에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교수가 되고 싶다”고 야무진 꿈을 펼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