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으로서의 인간은 80대면 폐기처분되겠지만 불자는 90이 되어도 還甲(환갑)입니다.“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 큰스님의 ‘인간 상품 법문’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9일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사찰 뉴욕 원각사에서는 법타 큰스님의 특별한 법문이 있었다.
법타 큰스님은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의 恩師(은사)로 미주 한국불교 사상 최대의 대작불사를 진행하고 있는 원각사 불자들을 위해 이날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큰스님은 “미국에 있는 가장 큰 도량에서 놀라운 대작불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감명을 받았다”며 “이곳의 모든 분들께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오게 됐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진 법문에서 법타 큰스님은 사람을 나이에 따라 변하는 상품에 견주어, 헛되이 세월을 보내지 않는 지혜의 말씀을 들려 주었다.
큰스님은 “인간을 기획상품이라 한다면 50대는 반액세일, 60대는 창고매출, 70대는 분리수거, 80대는 폐기처분, 90대는 소각처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모인 신도들을 웃음짓게 했다. 스님은 “그러나 불자들은 60청춘, 60청년이며 90환갑이다. 불자들이 항상 젊은 이유는 불교가 인간의 영혼을 함께 아우르는 종교이기때문”이라고 말했다.
큰스님은 “아인슈타인은 ‘불교는 우주의 종교’라 했고 에카르트 똘레는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진실하고 신중하게 생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나드 러셀 의"내가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라는 저서를 추천하기도 한 스님은 “너와 내가 함께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삶”이라고 말씀과 함께 법회를 마쳤다.
1966년 법주사에서 출가, 해인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한 스님은 동국대에서 인도철학을 전공하고 세인트 루이스 플레디튼 대학에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림사 주지와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불교신문사 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국대 정각원장을 맡고 있다. 조국평화통일 불교협의회를 창립하는 등 남북화합과 사회, 인권운동, 복지사업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상대가 있어야 나도 존재하는 ‘인연’의 교육 중요”
법타 큰스님이 남북한 불교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끌기 위해 창립한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월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박물관에서 봉행된 평불협 20주년 기념법회에서 회장 법타 스님은 “남북관계가 유례 없을만큼 어려운 시기에 逢着(봉착)했지만 오랜 세월 다져온 남북불교도의 끈끈한 동질성이 남북경색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念願(염원)했다.
법타 스님은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어려워져 안타깝다”며 “인도적 지원은 정치, 이념의 문제를 떠나 한민족이자 형제인 우리들이 손길을 내밀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돼 서로 돕고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 이상 photo by 오구일
법타 큰스님은 지난달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잇단 흉악범죄와 관련, “자신밖에 모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폭력의 원인”이라며 “상대방이 있어야 나도 존재한다는 ‘인연’을 중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타 스님은 “예전에도 폭력은 늘 있었지만 날로 조직적이고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인간관계를 너무 쉽게 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연기설은 ‘내가 있기에 상대방이 존재하고, 상대방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가르침인데, 우리 사회는 자신만 생각하고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인정하려 들지 않으려 합니다. 결국 소통이 되지 않고, 이런 이기주의가 집단이기주의로 발전해서 왕따도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큰스님은 입시 중심, 지식 축적 중심의 교육도 폭력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예전에는 인성부터 가르쳤지만 요즘은 가정과 학교에서 경쟁을 가르칩니다. 상대를 적으로 보는 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교육을 많이 받고 겉은 멀쩡해도 속은 비어 사회가 험악해질 수밖에 없지요.”
해결책도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의 교육입니다. 사회 전체가 사명감을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인성과 윤리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타 큰스님은 “우리는 꽃을 위해 잡초를 뽑지만 잡초 입장에서는 굉장히 폭력적일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의의가 있는 것인데 자신의 생각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이 문제”라며 “상대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나만이 맞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