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도 없고 교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초등학교가 뉴욕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뉴욕 퀸즈의 한 초등학교가 최악의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어 충격(衝擊)을 주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12일 퀸즈 파라커웨이의 106초등학교가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폭로했다.

<뉴욕포스트 웹사이트>
전교생이 234명인 이 학교는 체육관도 없고 미술시간도 없다. 대신 강당에서 매일 영화를 본다. 학교에 간호사는 있지만 돌볼 공간이 없다.
도서관은 난장판 그 자체다. 교사가 결근하면 대체할 인력이 없어 그때그때 다른 반에 아이들을 뒤섞는다. 학습에 장애를 갖는 학생들을 도울 특수교사도 물론 없다.
주변 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인근 공터엔 쓰레기봉지들과 부서진 TV등이 널려 있다.
3층 건물의 이 학교엔 40명의 유치원생이 있지만 교실이 없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다 허물어져가는 트레일러에서 쪼그리고 앉아있다. 벽과 천장에선 쥐와 다람쥐들로 소음(騷音)이 일어난다.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가 덮쳤을 때 파손된 프리스쿨과 유치원, 1,2 학년 교실들은 아직도 수리가 되지 않고 있다.
두 개의 유치원반이 임시로 공터에 옮겨졌고 일부 학년들은 작은 사무실과 창고공간이 교실이다. 프리스쿨 아이들은 강당에서 수업을 하지만 영화를 할 때는 식당으로 옮겨가야 한다.
강당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참 러셀(10)은 “여기는 항상 시끄럽고 재미가 없다. 운동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데 미술도, 체육도, 음악시간도 없다”고 불평했다.
9년전 이 학교에 부임한 마르셀라 실즈(48) 교장은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다. 월요일인 지난 6일엔 결근했고 7일엔 오후 3시30분에 출근(?)했다. 8일엔 오후 2시50분경 롱아일랜드 웨스트베리 자택 앞에서 모피코트 차림으로 BMW를 타고 있는 것을 취재진이 발견했다.
실즈 교장은 10일 출근했지만 11일엔 또 결근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그녀의 출퇴근은 ‘엿장수 마음대로’다. 학교에 나와도 오전 11시 이전에 나오는 일이 드물다.
이 학교엔 근퇴 관리를 맡는 급여담당 직원이 수년째 없다. 실즈 교장은 2011년에 12만8207 달러의 연봉을 받았고 오버타임 수당으로 2900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98%가 저소득층인 106학교는 점심식비로 290만 달러를 배정받는다
익명의 제보자는 “이 학교는 완전히 엉망이다. 아무도 조사하지도 않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더 심각한 것은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2월 시교육국은 5학년 수학과 영어과목을 위한 ‘핵심지식’ 등 선택교재들을 발표했다. 아이들이 각각의 수준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재들이었다.
그러나 학기가 끝날 때까지 106초등학교는 교과서와 교사용 교재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제보자는 “실즈 교장이 교재 문제를 교육국의 잘못으로 돌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자기 비용으로 온라인을 통해 학습지를 프린트해서 아이들에게 나눠주어 수업을 했다. 교직원들은 실즈 교장에게 보복을 당할 것이 두려워 이를 발설하거나 교사노조에 불만을 제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가 2학년인 마이클 무어는 “왜 교육국에서 감독을 못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그들은 아이들의 권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엄마는 실즈 교장을 만나려했지만 볼 수가 없었다면서 “교장이 자리에 없는데 어떻게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물었다.
뉴욕=노정훈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No books, no clue at city’s worst school (NY POST)
http://nypost.com/2014/01/12/no-space-no-books-no-leader-no-clue-at-citys-worst-element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