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사무총장과 김용 월드뱅크 총재가 사막화가 진행되는 아프리카 사헬(Sahel)의 대기근 퇴치를 위해 힘을 합친다.
<사진 UN본부 제공> 반 총장과 김 총재는 1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기근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사헬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함께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반 총장은 뉴욕 UN본부에서, 김 총재는 워싱턴 DC에서 화상회견으로 참여했다.
사헬은 모리타니아부터 에리트리아까지 북쪽의 사하라사막과 남쪽의 사바나 일대 등 아프리카 9개국에 걸친 지역을 이른다. 반 총장과 김 총재는 말리부터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를 차례로 방문하며 아프리카연맹 로마노 프로디 의장과 아프리카개발은행 코사자나 들라미쥬마 회장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반기문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사헬은 지구상에서 가장 헐벗은 지역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직접 그곳에 가서 목소리를 듣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총장과 김용 총재는 지난 5월 오랜 기간 분쟁과 기근에 시달린 아프리카 그레이트 레익스(대호수) 지역을 찾은 바 있다. 두 사람의 이번 방문은 사헬이 직면한 문제들에 지구촌의 시선을 돌려 국제사회의 지원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반 총장은 “지난해 이맘때 위기에 처했던 말리가 우리의 공동 노력으로 정치적 안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 것처럼 사헬도 지금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헬은 지난 10년 사이에 세차례의 대기근이 발생하는 바람에 1100만명 이상이 기아의 위기에 처하고 5세이하 아동 500만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헌법을 무시하는 정권교체 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테러까지 횡행하는 실정이다.
반 총장은 “이같은 문제들은 어느 한 정부가 홀로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서로 얽혀있는 난제들을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 총재도 “사헬 지역의 여러 나라들이 주기적으로 저경제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을 시급한 상황이다. 사헬 주민들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 총재는 월드뱅크가 이 지역의 정부들과 긴밀하게 손을 잡고 일하게 될 것이며 UN 등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사헬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UN과 월드뱅크가 돕게 될 사헬 지역의 핵심 국가들은 부르키나파소와 차드, 말리, 모리타니아, 니제르 등이다.
김 총재는 “우리의 목표는 빈곤과 갈등의 근원에 초점을 맞추고 공공과 민간의 힘을 합치고 사회 안정과 에너지비용을 낮추고 수로와 유목에 대한 지원을 늘려 이 지역의 농업환경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노정훈특파원
jungroh8909@hanmail.net<꼬리뉴스>
사헬지대 사막화, 인간의 파괴가 더 큰 문제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 남쪽에는 북위 14~20°에 걸쳐 총 면적 약 300만㎢에 이르는 넓은 초원 지대가 동서로 띠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이 지역을 사헬 지대라고 한다. 건조한 사하라 사막에서 열대 아프리카로 옮아가는 점이 지대로서, 식생은 주로 초지이다. 이 지대는 고도 300~400m의 낮은 고원이며, 1년의 대부분은 건기이고, 6~8월의 짧은 우기에는 200mm 내외의 비가 내린다.
사헬지대는 사막과 사막이 아닌 초원, 열대우림 등의 경계에 서있다. 사헬 지대에서는 가뭄이 30여 년 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가뭄 때문에 식수 부족 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문제까지 나타나 많은 이주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은 본래 인구가 적은 북부에서는 주로 유목을 하고, 남부에서는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나 거듭되는 가뭄으로 풀과 곡식이 마르고 수많은 가축이 죽었으며, 인구의 30% 이상이 기근으로 굶어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헬 지대의 사막화 원인은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근래에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넓은 경지를 새로 개간하고 많은 가축을 방목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하수를 과도하게 사용해 지하 수면이 낮아졌고 식생이 파괴되면서 사막화가 진행되어 생태계가 회복 불능의 상태로 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중부와 북부 사이의 사헬지대는 유목민들의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목민이 많다. 그들이 기르는 가축 떼도 어마어마해서, 그 가축 떼가 한번 지나가면 풀뿌리조차도 남는게 없을 정도이다. 비가 와도 그 땅은 물을 저장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엔 항상 건조한 상태다.
두번째로, 무리한 농업이 원인이다. 계속 같은 땅에 농사를 쉬지 않고 지어버리면, 그 땅의 유기물질이나 토양의 질 등이 급격히 떨어져 사막화를 불러온다. 또한 열대우림 등에 있는 수많은 나무를 태워 그곳에 밭을 만드는 농업방법인 화전도 사막화의 원인이다. 화전을 하면 처음에 몇 번은 타고 남은 재 등으로 농사가 다른 곳보다 잘 되지만 결국에는 그 땅도 황폐해져 사막화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