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박사’ 석주명(石宙明)의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다룬 창작뮤지컬이 뉴욕에 상륙한다.
극단 현대극장의 ‘닥터 버터플라이(Dr.Butterfly)’가 뉴욕에서 공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음악과 안무 기술 등에 브로드웨이 제작진이 가세하는 등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일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회견엔 김진영 연출가와 음악감독 조셉 베이커, 제프리 마르코비츠 뉴욕프로듀서 등 제작진과 이우성 뉴욕한국문화원장과 전성오 뉴욕총영사관 홍보관, 조아프로덕션 한지수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오는 20일과 21일 뉴욕 재즈링컨센터 로즈홀에서 3차례 공연되는 ‘닥터 버터플라이’는 석주명 박사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930년대 어지러운 시대상황속에서 나비연구와 독립운동을 놓고 방황하던 한 청년과학자의 고뇌를 밀도있게 녹여낸 작품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석주명 박사(1908-1950)는 세계적인 나비학자다.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까지 질곡의 비극적인 현대사속에서도 75만여마리의 나비를 채집하여 250여종의 한국산 나비연구를 했고 800여개가 넘는 잘못된 학명을 정리한 주인공이다.
전 세계 통틀어 30명밖에 안되는 세계나비학회 회원이었던 그는 42세의 젊은 나이로 숨지기전까지 나비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고 특히 1940년에 발표한 ‘조선산 접류 총목록(A Syno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은 영국왕립학회 도서관에 소장될만큼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김진영 연출가는 “어려운 시대환경속에서도 수많은 나비채집을 통해 엄청난 연구업적을 낳은 석주명박사에 대한 호기심이 작품의 출발이었다”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했지만 이데올로기의 덫에 걸려 일찍 세상을 뜬 그분의 불행한 천재나비학자의 삶을 뮤지컬로 조명하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의경 극작가의 ‘신나비찬가’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편곡과 음악감독 및 연주자로 잘 알려진 조셉 베이커와 보이스코치 지니 리먼 프렌치가 현지 오케스트라와 합류해 본 공연을 이끌어나간다.
“자연과 생명을 중시하는 과학자이자, 애국자인 석주명 박사는 관객을 흡인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지적한 조셉 베이커의 말처럼 ‘닥터 버터플라이’는 지금까지 국제무대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영웅적 인물을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연이 펼쳐지는 뉴욕에 UN본부가 있는만큼 글로벌이슈인 기후변화와 환경의 중요성과 관련해 색다른 화제를 유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우성 뉴욕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엔 50개국 이상의 대사들을 비롯, 100개국 이상의 UN관계자, 기후변화 환경관련 NGO, 문화예술 관광업계 CEO 등을 집중적으로 초청했다. 자연과 나비, 환경을 키워드로 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국내 초연에서 호평을 받은 뛰어난 영상기술은 이번 공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 1930년대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기존의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영화같은 환상적인 장면들이 브로드웨이 눈높이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출연진은 석주명역에 박성환을 비롯, 최윤정(지민) 조승연(영철) 우상민(석주명 어머니) 오상원(병선) 등 20명의 배우가 참여했다. 현지 제작진은 “한국배우들의 감정표현이 탁월하다”고 찬사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파리 모가도르극장에서 공연된 ‘해상왕 장보고’와 모스크바 노바야 오페라극장의 ‘고려팔만대장경’ 등 동서양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김진영 연출가는 “뉴욕은 다양한 리더그룹이 모이는 도시인만큼 기왕이면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관람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76년 창단한 극단 현대극장은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빠담빠담빠담’ 등 총 120개의 프로덕션을 통해 4100여회의 공연을 올린 바 있으며 해외 공연을 가장 많이 하는 뮤지컬 극단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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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세계적인 나비학자 석주명
▲ 석주명박사 <세계한민족대백과> 평안남도 평양 출생. 1926년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29년 일본 가고시마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하였다. 1930년 모교인 송도중학교 생물교사로 부임하여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나비연구에만 전념하여 ‘나비박사’의 별호까지 얻었다.
1943년 경성제국대학 부속 제주도생약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는 제주도의 곤충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제주도방언집’(1947)·‘제주도문헌집’(1949)·‘제주도의 성명조사서’(1949) 등을 출판했다. 8·15광복과 더불어 수원농사시험장 병리곤충부장에 취임했다.
1946년 국립과학박물관 동물학부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연구생활을 계속하였는데 그간에 제작된 귀중한 표본과 연구업적은 범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100여 편의 나비관계 연구논문 중 특히 ‘흰배추나비의 변이곡선’은 특출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유고로는 ‘한국산접류연구’ ‘국산접류분포도’가 있고 수필집 ‘제주도의 인문과 자연’과 『제주도재료집’이 있다.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