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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뉴욕시장 한인사회 왕따?

글쓴이 : Changhyun Roh 날짜 : 2013-11-09 (토) 10:30:45
 
 


뉴욕시의 새로운 수장으로 탄생한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 당선자의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중국계 정치인 등 중국커뮤니티가 한인사회를 들러리로 세워 뒤늦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선거에서 뉴욕시의 109대시장으로 당선된 드블라지오 당선자는 23년만에 민주당 당적을 가진 시장으로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20여년간 뉴욕시는 공화당적인 로버트 줄리아니 시장과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 시정을 이끌어 왔다.


검사출신 줄리아니 전 시장은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뉴욕시의 치안확립에 공헌을 세웠고 블룸버그 현시장은 억만장자답게 막대한 사재를 투입하며 반대여론을 억누를 수 있었다. 그러나 뉴욕시가 민주당 지지율이 60%가 넘는 야권도시이기 때문에 민주당적의 드블라지오 체제는 어느때보다 과단성있는 정책 추진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친서민 친소수계 정책을 지향하는 드블라지오 후보의 당선은 한인사회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하지만 드블라지오의 선거본부에 한인들이 없고 그나마 창구도 중국커뮤니티를 통한 간접적인 소통이 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사회는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시장 당선이 유력한 드블라지오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선거를 열흘여 앞둔 지난달 24일 중국계인 그레이스 맹 연방의원이 한중커뮤니티를 위해 비공개 간담회를 주선했을 때 일부 인사들이 참석한게 고작이다. 이날 참석한 한 단체장은 “중국계는 60명 정도 되는데 한인들은 10명도 안됐다. 그레이스 맹 의원이 한인사회를 중국계의 들러리로 삼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불쾌해 했다.

 
 

 
이는 상당부분 한인사회가 자초한 것이다. 한인사회 스스로 너무 중국커뮤니티에 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전만 해도 뉴욕 플러싱 지역은 중국커뮤니티와 사실상 대등했다.


당시 시의원 선거에 나온 한인 테렌스 박 후보는 신예 존 리우 후보를 연륜과 경험에서 압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거 직전 9.11테러로 연기되면서 상승세가 꺾였고 결국 존 리우가 아시안 최초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이후 존 리우는 인해전술처럼 밀려드는 중국계의 증가에 힘입어 3선에 성공했고 급기야 2009년엔 뉴욕시의 넘버2인 감사원장에 당선되는 ‘정치거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후 한인사회는 존 리우의 정치그늘에 철저히 편입되고 말았다. 존 리우는 한인사회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지만 자신을 견제할 수도 있는 한인정치인 탄생엔 거의 도움을 주지 않았다. 플러싱 지역에 유력 한인후보가 출마하자 논란이 있는 측근한인을 내세워 한인사회끼리 갈등을 겪고 표가 갈리도록 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 때문에 뉴욕한인사회는 2013년에야 김태석(론 김) 주하원의원을 1호 선출직정치인으로 배출할 수 있었다. 그나마 그가 존 리우의 ‘충직한 계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인사회는 사실 드블라지오 당선자가 2009년 뉴욕시 공익옹호관에 출마했을 때 깊은 인연을 맺을 기회가 있었다. 그해 9월 뉴욕추석대잔치에 드블라지오 후보가 찾아오며 ‘러브콜’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감사원장에 출마한 중국계 존 리우를 미는데 올인할뿐 그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실책은 올해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존 리우가 뉴욕시장에 출마하자 거의 모든 자금과 인력을 존 리우 캠프에 집중한 것이다.


한인사회가 같은 아시아계로서 중국계와 전략적 동거를 할 필요는 물론 있지만 애당초 존 리우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인물이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주류사회는 존 리우를 중국계로 인식할뿐 그 안에 한인사회의 힘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여름 중위권의 드 블라지오가 선두로 부상했지만 한인사회는 여전히 강건너 불구경이었고 심지어 드블라지오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 단독 후보가 된 후에도 수수방관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플러싱의 박재현 씨는 “드블라지오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시장을 예약했는데 그때라도 한인사회가 후원의 밤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한인사회는 아무런 생색도 낼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한인유권자l 한인후보보다 중국계후보 두배 지지


한인사회의 지나친 중국계 의존현상은 이번 뉴욕시 20선거구에서 유일한 한인후보로 출마한 한양희 후보가 중국계 피터 쿠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패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피터 쿠 후보가 현역시의원이고 한양희 후보가 지명도가 낮은 개혁당후보로 출마했다는 점에서 한 후보의 승리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민권센터(회장 정승진)가 한인유권자들의 출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한인의 65%가 중국계후보를 찍고 단지 35%만이 한인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민족이라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할 수는 없지만 이같은 압도적인 표차는 다른 커뮤니티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의 친 중국화는 우려할만하다.


올해 아시아 최초의 여성연방의원으로 탄생한 그레이스 맹도 뉴욕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맹 의원은 남편이 한국인으로 ‘한인사회의 며느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이번 드블라지오 간담회 때 드러났듯 ‘중국커뮤니티가 우선’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달 드블라지오 후보가 중국커뮤니티를 방문해 설날을 ‘중국설날’이라고 불러 한인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때도 존 리우와 그레이스 맹, 피터 쿠 등 중국계 정치인들이 주류사회에 중국커뮤니티의 입장을 우선 대변하기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뉴욕의 재야사학자 폴 김 박사는 “평소 설날 퍼레이드에 한인사회가 중국계와 같이 퍼레이드를 하는 것도 잘못됐다. 우리가 늘 중국커뮤니티에 묻혀가기때문에 중국의 아류처럼 보이고 설날도 중국설날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장은 “한인사회가 이제라도 10년뒤를 내다보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차세대 정치인들을 키워야 한다. 한인사회의 진정한 정치파워는 오로지 우리 정치인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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