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 땨스함이 느껴지네요.”
위안부기림비에 따뜻한 ‘겨울 담요’가 덮여졌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도서관 앞에 있는 미주 최초의 위안부기림비에 가면 전에 볼 수 없던 장식물이 있다.

‘윈터 블랭킷(Winter Blanket)’, 이른바 겨울 담요다. 진짜 담요가 아니라 화환처럼 만들어진 사철나무 장식으로 미국의 묘지(墓地)에서 겨울철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겨울 담요’는 기림비 조경을 무료로 제공하는 백영현(71) 1492그린클럽 회장이 지인 두 사람의 부탁으로 한인학생들과 함께 만들었다. 백 회장의 경북고 선배인 이수철 선생과 초등학교 동창인 정기원 전 숭실대 명예교수가 얼마전 기림비를 참배하고 약간의 기부금을 보내온 것.
매 주말이면 기림비를 찾아 주변을 가꾸는 백영현 회장은 “평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올 겨울은 춥고 눈도 많이 온데가 사람들도 없으니 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두분의 기부금으로 사철나무 장식 3세트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겨울담요는 팰팍의 기림비와 버겐카운티 법원앞에 있는 해켄섹의 기림비에 놓여졌고 나머지 하나는 뉴욕 낫소카운티의 기림비에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4일 팰팍의 한인고교생과 학부모, 기림비 동판을 제작한 스티브 카발로 화가는 겨울담요를 기림비 앞에 장식하는 조촐한 의식을 거행했다.

수백개의 가지로 만든 사철나무 장식은 포근한 담요처럼 위안부 피해여성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듯 했다.
백 회장은 겨울담요 제작을 계기로 기림비를 한인사회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생각이다. 그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메시지인 기림비를 건립한 것에 그쳐서 안된다. 보다 많은 한인자녀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인학부모협회와 연계해 교육 차원의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백 회장이 특별히 신경쓰는 것은 팰팍의 위안부기림비다. 버겐카운티 법원앞 위안부기림비는 홀로코스트 추모비 등 미국의 4대 인권비와 나란히 있고 큰길가에 위치한 반면 팰팍 기림비는 주택가 안쪽 이면도로에 홀로 있기 때문이다.
올 봄엔 작은 분수대를 기림비 주변에 만들어 좀더 아름다운 풍광(風光)을 연출하고 ‘미스김 라일락’ 묘목을 교회와 사찰 학교 등에 두그루씩 기증하고 일년에 두 번씩 기림비를 찾는 ‘기림비 참배의 날’을 갖는 것이다.
일년이 56주이므로 최소 28곳이 동참하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 참배일을 지정해 매주 토요일마다 참배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백영현 회장은 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파라무스에 있는 버겐 리저널 메디컬센터에 라일락 숲을 조성하는 계획도 전했다. ‘미스 김 라일락’ 등 약 50그루를 기증해 몸이 환자들에게 희망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병원측과 협의하고 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