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정한 언니였는데..”
간호사 안기숙(35) 씨 등 뉴욕통근열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애틋한 사연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데일리뉴스는 2일 안기숙 씨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사진과 함께 “아주 다정다감한 언니였다”는 룸메이트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퀸즈 우드사이드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정한나 씨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정말 좋은 언니였는데..”하고 망연자실(茫然自失)했다.
데일리뉴스는 안기숙 씨가 1년여전 뉴욕에 와서 브루클린 킹스카운티 병원에서 ‘야간 근무자’로 일했다고 전했다. 사고당시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노인전문요양원에서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제임스 로벨(58)은 맨해튼의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돕기 위해 나가는 중이었다 로벨의 아들은 트위터에 “아버지가 내게 어떤 분인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오늘의 나를 만드신 분이다. 사랑해요 아버지가 그리워요. 도저히 깨어날 수 없는 악몽(惡夢)속에 있어요”하고 말했다.
풋남카운티 콜드스프링에 거주하는 로벨은 영화작가이자 오디오 테크니션이었다. 심장수술과 암투병도 이겨내며 20년간 NBC의 ‘투데이쇼’에서 일했다. 투데이쇼의 돈 내시 프로듀서는 “그는 아주 능력있는 테크니션이자 내가 만나본 가장 멋진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뉴버그의 도나 스미스(54)는 동생인 린다의 합창 공연을 보기 위해 함께 가는 길이었다. 이웃들은 그녀가 피시킬에서 법무사로 자원봉사를 열심히 했으며 “두 자매는 아주 다정해서 늘 함께 지냈다”고 입을 모았다.
웨스트체스터 몬트로즈의 제임스 페라리(59)는 맨해튼의 한 빌딩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부라질 출신 아내 프랜시니는 “남편은 내게 천사였다. 우리가 만난 20년전부터 모든 것을 내게 주었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남편은 늘 가정적이었고 언제나 딸과 나를 행복하게 했다. 세상에 그보다 멋진 사람은 찾을 수 없다”고 흐느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뉴욕통근열차 사고 원인 갑론을박
“브레이크 결함(缺陷)이냐, 기관사 실수(失手)냐.”
1일 발생한 뉴욕통근열차 사고 원인을 놓고 브레이크 문제와 기관사의 실수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기관사 빌 록펠러 2세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45세인 그는 15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부 승객의 증언을 들어 기관사가 실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출발역인 퍼킵시에서 탑승했던 한 승객은 “평소보다 열차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다. 사고지점에 다다를 때까지도 속도가 줄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 순간 갑자기 열차가 장난감처럼 흔들리며 사람들이 공중에 붕 떠서 나동그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사의 삼촌인 잰 록펠러는 사람들이 성급한 판단으로 조카를 몰아붙이지 말기를 바란다. 그가 브레이크 고장이라고 말했다면 브레이크 고장이 맞다. 조카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방서에서도 일하며 사람들을 구했고 항상 반듯한 자세를 보였다“고 옹호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번 사고는 스피드가 문제였다. 심한 곡선구간에서 스피드가 줄지 않은 이유가 기관사 실수인지 기계결함인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교통안전위원회는 2일 사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기관사와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피드 등 데이터가 기록된 블랙박스를 워싱턴 DC에 보내 정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전날 사고현장에 오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밤에 부상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열차가 강물에 빠지거나 승객이 많은 평일이었다면 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차엔 약 150여명의 승객이 탑승해 이중 절반이 죽거나 다쳤다. 총 8량중 앞의 네 객차가 강둑 아래로 굴러 떨어져 피해자가 집중됐다. 사망자는 두 번째와 세 번째 객차에서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메트로노스 통근열차가 최근 사고가 잇따르는 것에 우려와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필립스타운에서 맨해튼까지 출퇴근하는 제프 아비트는 “항상 문제의 곡선구간을 지날 때마다 ‘끼익’하는 브레이크 소리가 신경쓰인다”고 불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