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한복판에서 F-35전투기를 타다.’

‘미래형 전투기’의 총아 F-35전투기의 첨단기능을 공개하는 특별한 행사가 뉴욕에서 열렸다.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68가의 한 행사장엔 외신기자 클럽을 위한 보기드문 자리가 마련됐다. 록히드마틴사의 야심작 ‘F-35 Lightning II(번개)’의 조종체험 기회를 제공한 것이었다. 이날 행사는 사전에 취재신청을 한 본사 기자를 비롯한 일부 외신기자들에게만 공개됐다.

물론 뉴욕 한복판에서 F-35기가 떠오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F-35를 똑같이 재현한 조종석과 대형멀티비전을 활용해 전투기를 탄 것과 진배없는 생생한 스릴감을 제공했다. 특히 30분동안 조종석에 탑승해 직접 조종간을 잡고 이륙, 적기를 요격하고 폭탄을 투하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맨해튼은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최악의 교통대란이 발생, 사전 예약한 기자들도 이루 참석하지 못해 관계자 두명이 취재를 돕는 등 특별한 환대를 받았다. 기자를 위해 단독 브리핑에 나선 것은 데이브 스콧(Dave Scott) 국제담당 이사. 한국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한국어로 된 명함을 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그는 “F-35는 미국은 물론,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터키, 덴마크, 노르웨이, 호주, 등 9개국이 공동투자한 꿈의 5세대전투기”라고 소개했다. 항간에선 일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콧이사는 “일본은 투자엔 참여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함께 구매계약을 체결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photo by Lockheed Martin
통합타격 전투기의 약칭인 JSF로 불리는 F-35는 미 공군과 해병, 해군의 3군통합전투기로 개발됐다. 미래형 전투기답게 스텔스(Stealth) 성능을 극대화해 생존성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최첨단의 기체를 가능한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3군이 활용하는 기체의 공통성을 추구했다. 공대공전투와 근접항공지원등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멀티롤(Multi-role) 전폭기라고 부른다.

photo by Lockheed Martin
스콧 이사는 “F-35 라이트닝은 A, B, C의 3종이 개발되었는데 지난 6월엔 한국에서 공군을 위한 A형 전투기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고 밝혔다. 해병을 위한 B타입은 수직이착륙(STOVL)이 가능해 가장 고가이고 그 다음가격인 C타입은 해군함재기로 개발됐다. 가격은 A타입의 경우 초기보다 상승한 65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photo by Lockheed Martin
F-35는 개전 초기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장과 연료를 동체 내부에 탑재하고,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두 대의 공대지 미사일이 내부에 장착되고 외부엔 스톰 섀도 등 4대의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본격적인 조정체험을 할 때는 F-35시뮬레이터 마이크 레인(Mike Rein) 교관의 친절한 도움을 받았다. 조종석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탄성이 나왔다. F-35는 기계식 계기판과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를 없애고, 인터페이스를 위해 파노라믹 디스플레이(Panoramic Display) 방식을 채용했다.


또한 터치 스크린 방식이 적용되어, 다양한 기능을 쉽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아주 쉬워서 금세 배울 수 있다”는 레인 교관의 말이 허풍은 아닌듯 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최첨단 헬멧을 채용한 점이다. 마치 우주인이 착용함직한 헬멧을 통해 조종사는 더욱 넒은 시야와 정보로 공중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 헬멧은 전투기 조종석에 필수적인 전방 시현 장비(HUD) 등의 기능을 흡수, 야간 투시경 기능과 함께 공대공 미사일과도 연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21세기의 전자오락을 즐기는것같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해 상대 레이타를 교란하고 반면 적의 스텔스기를 탐지할 수 있는 최첨단설비로 공중전의 승률을 극대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F-35 전투기에 장착되는 AN/APG-81 레이더는 저피탐성 전파를 발산해, 적의 전자정찰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다양한 스텔스 기술이 접목돼 이른바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스텔스 전투기의 기능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F-35는 단발엔진이기에 쌍발엔진에 비해 작전반경이 짧아 기동성이 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체 자체의 비행능력이 공군의 F-15k 보다 떨어진다는 비판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정보체계안에서 F35는 정보위성과 첨단 IT를 기반으로 한 육·해·공군, 해병대와의 입체적 전쟁에서 그 위력이 배가되는 기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하나의 전투기 이상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조종 체험후에도 20분 이상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준 스콧 이사는 6세대 전투기는 언제쯤 나올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5세대 전투기가 1990년대에 개발되기 시작해 2006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곧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6세대 전투기는 빨라야 2040년경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본격 조종체험에 앞서 오전엔 스티브 오브라이언(Steve O’Bryan) 부사장이 주재하는 외신기자들을 위한 브리핑이 열렸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F-35, 군사대국 중국 억제용?
F-35는 새로운 군사대국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는 전략적 기종으로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최근 중국에선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에 이어 제2형 스텔스 전투기인 젠-31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달 31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군사사이트인 차오다왕(超大網)을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한 비행장에서 5세대 스텔스인 젠-20기의 차기 버전으로 추정되는 젠-31기가 첫 시험비행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차오다왕은 기체가 검은색이고, '31001'이라는 번호가 선명히 드러난 비행기 사진들을 공개하며 중국은 F22와 F35를 동시에 개발하고 운영해온 미국 다음으로 동시에 2종의 스텔스기를 보유하고 연구하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젠-31은 미군의 F35에 비해 기체가 더 얇게 설계됐다며 이는 저항력을 최소화하고, 속도를 증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군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먼저 신형 무기들을 군사사이트를 통해 소문을 내고 다시 공식 확인하는 전례에 비춰 젠-31기 연구개발이 어느 정도 확실한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언론 보도를 통해 조어도분쟁과 관련, 일본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이달 8일로 예정된 제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인에 자부심을 심어줘 순조로운 권력 교체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