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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성씨, 안중근의사 美신문자료발굴 주인공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4-03-10 (월) 10:38:39
 
언론인겸 컴퓨터전문가..신문 희귀자료 다수 발굴


“일제가 사형을 언도한 날, 105년전 피끓는 청년의 당당한 외침을 미국언론을 통해 확인한 것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재미언론인 문기성(53 미국명 윌리엄 문) 씨가 안중근의사의 이토 처단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속보를 발견한 것은 공교롭게도 일제가 안중근의사에게 사형을 언도한 2월14일이었다.


올들어 우리나라에서 2월14일을 민족사의 영웅 안중근의사를 추모(追慕)하는 날로 기리자는 캠페인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문기성씨 역시 이날을 상업성 짙은 발렌타인데이로만 즐기는 세태가 누구보다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를 비롯한 여러 미디어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그는 워싱턴 DC에서 포토맥컴퓨터와 보안회사(POS & CCTV Systems)를 운영하는 컴퓨터전문가이기도 하다. 평소 오래된 미국 언론은 물론, 국무성과 주요 대학도서관의 DB 검색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미국언론들이 19세기 신문들까지 DB화 해놓았다는 것은 감탄할만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코리아에 대한 기사와 사진자료들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100년도 훨씬 넘는 미국의 신문자료에서 한국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실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19세기말 격동의 역사기에 대한 미 언론의 보도는 동방의 작은 나라를 제3자의 시선으로 본 것이라는 점에서 적잖이 흥미로웠다.


그는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기였던 2010년 3월26일 현지 한국언론에 ‘순국 100주년 안중근 의사님’이라는 칼럼을 기고하면서 뉴욕타임스가 안중근의거 직후인 1909년 10월28일에 도쿄발로 ‘일본 대한제국 합병 불변, 이토의 암살 대한제국 합병에 영향없다’라는 기사를 송고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때만해도 한국과 관련한 자료 링크를 틈틈이 수집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출범후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듯한 행보를 보이며 지난해 11월19일 일본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안중근의사를 ‘범죄자’ 운운한 것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듯 했다.


그는 “일본이 그렇게 나온다면 일제에 의하여 멸망해가는 대한제국의 의병장이 어떤 각오와 확신으로 이토를 처단했는지 제3자의 공정한 시각으로 판단하고자 미국언론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에 ‘안중근’ 이름이 실렸을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에 주로 ‘Prince Ito's murder’라는 검색어를 활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물론, 워싱턴과 LA,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와 미니애폴리스, 텍사스, 플로리다, 하와이 지역의 낯선 매체들까지 광범위하게 관련 기사들이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각종 자료들을 분류하고 내용검토에 들어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미디어가 기대이상으로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했기때문이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거사 당일 하얼빈 발 기사로 생생한 현장 분위기는 물론, 사건 배경까지 소상히 전해 눈을 휘둥그렇게 했다. 요즘으로 치면 스트레이트와 분석기사까지 겸한 입체적인 기사였다.


당일 기사를 송고해 이튿날 신문에 인쇄된 것은 100여년후인 요즘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 순발력이었다. 이튿날엔 하와이 호놀룰루발로 현지 한인들의 ‘이토 처단’을 환영하는 성명을 전문을 곁들여 소개했고 28일엔 도쿄발 전망기사, 또 30일엔 ‘한국인 애국자’라는 칼럼까지 싣는 등 속보로 깊은 관심을 표했다.


진짜 감동은 기사의 내용이었다.


“I came to Harbin for the sole purpose of assassinating Prince Ito to avenge my country,” the unidentified Korean assassin declared after firing six shots in a crowded Manchurian railway station, three of which found their target. (“내가 하얼빈에 온 유일한 목적은 내 조국의 원수 이토를 처단하는 것이다.” 이름을 알수없는 한국인 저격자는 혼잡한 만주의 역사에서 6발을 쏘아 그중 3발을 이토에 명중시켰다.)


문기성 씨는 기사를 읽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고 했다.


“의거 당일 속보는 그간 링크만 걸어둔 것인데 읽어보니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과 미국이 친선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이토를 처단한 약소국 청년의 피 끓는 함성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더군요. 이토 사살의 정당성을 밝히고 체포당하는 순간까지 의연한 안중근의사의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100년전 뉴욕타임스를 보며 언론의 사명과 사실 보도의 중요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언론의 보도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못된 사실들을 제기하는 소중한 자료들이 많았다. 가령 안중근의사가 거사를 결행한 시간과 이토의 사망시간이 알려진 것보다 30분이 빨랐고 안중근의사 등이 잠입(潛入)하는데 당시 일본총영사가 일본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위해 러시아당국의 경비완화를 요청한 내용 등이 그렇다.


또한 같은해 12월엔 일본의 증기여객선 가가마루호를 통해 이토 처단시 러시아촬영기사가 ‘활동사진(Moving Picture)’을 통해 전 과정을 촬영했으며 이 자료가 재판때 활용한다는 소식도 미 전역에 소개됐다.
 
 
 
 

안중근의사 소식들이 다시 쏟아진 것은 이듬해 3월 순국이후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8월 14일 ‘세계를 놀라게 한 8대 사건’의 특집기사를 통해 일본에서 상영된 동영상 자료가 미국에 도착했으며 거사직후 안중근의사가 현장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는 과정까지 촬영한 필름이 두세트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렸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신문 중앙에 게재한 ‘안중근의거’ 삽화였다. 삽화에서 안중근의사는 일본옷을 입고 이토를 향해 육혈포를 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설은 중국인복장 혹은 양복을 한 것이었지만 타임스가 문제의 동영상을 확인하고 삽화를 그렸을 가능성은 거사의 성공을 위해 그만큼 완벽한 준비를 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동영상은 본래 10분 분량이지만 현재 공개된 동영상은 편집된 저격 전후의 30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삽화는 원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지금 현장의 정황과 관련한 유일한 자료인 셈이다.


안중근의사기념관측은 “재판과정에서 안중근의사가 일본 기자로 신분을 위장하고 입장하였다고 증언한 기록때문에 ‘안중근의사 일본인 위장설’이 생겨났다. 체포직후 러시아헌병대가 촬영한 사진엔 양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또한 동영상에도 양복이 확인된다”며 “뉴욕타임스가 전해들은 정황으로 삽화를 그린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문기성씨는 “체포직후 찍었다는 모습은 사진관에서 기념촬영한 것처럼 너무나 말쑥한 모습이라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진다. 러시아헌병대에 끌려가는 동영상을 되풀이해서 봤지만 너무 먼데다 군인들 사이에 있어 확인이 불가능하다. 저격당시 동영상이 미국에서 일부에 공개됐다는 내용도 있는데 뉴욕타임스가 보지도 않고 엉터리로 그렸을 가능성은 적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모두가 현재로선 가설일뿐이다. 중요한 것은 안중근의사가 조국의 원수를 갚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거사를 감행했다는 당당한 기개를 시종일관 유지했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언론이 그것을 집중 조명하며,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안중근의사의 유해와 저격동영상을 찾는 것은 우리 후손의 책무(責務)라고 강조했다.

 
 
 

 
문기성 씨는 제주출신으로 지난 89년 유학을 위해 도미했다. 워싱턴에서 20여년간 컴퓨터 비즈니스를 하면서 정기적인 칼럼을 통해 한인들에게 유용한 검색 사이트정보를 다수 제공해 왔다.


지난 2013년 5월엔 미 국무성을 비롯한 미 정부 기관 지도에서 남북한에 비해 일본, 중국의 지도가 차별적으로 표기되고 일본제국주의를 옹호(擁護)하는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백악관 청원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문기성 씨는 “인터넷시대 검색은 글로벌시대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파수꾼과도 같다. 독도와 동해는 물론, 역사왜곡을 일삼는 일본의 논리는 수많은 자료들을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퇴치 가능하다”고 하나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누구나 영어로 간단히 키워드를 만들어 검색어 조합을 한다면 잊혀진 중요한 사료들을 발굴할 수 있다.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제3자의 시각으로 보도된 한국관련 고(古)기사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문기성 씨는 “앞으로 조선말기 일제의 침략에 관련된 기사발굴을 통해 서양과 미국은 조용한 아침의 왕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선말기의 외교 등 대외정책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고 일제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와 만행기록을 찾고자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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