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해병기법안이 사상 처음 통과됐다. 미버지니아 주하원은 6일 전체회의에서 동해병기법안(HB 11)을 81-15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법안은 지난달 상원을 통과한 유사한 법안과 조율과정을 거친후 최종안이 주지사 서명을 거치면 발효된다. 이와 관련,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는 이미 최종안이 나오면 즉시 서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올 가을학기부터는 버지니아 모든 공립학교에서 동해가 병기된 교과서 활용이 의무화 된다.
이날 의사당엔 한인들이 본회의장은 물론, 복도와 건물 밖에까지 모이는 등 동해병기법안 통과를 위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하원에서는 ‘동해 법안’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확산돼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공화당의 팀 휴고 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HB11)의 공동 상정자가 윌리엄 하웰 하원의장을 비롯해 커클랜드 콕스 등 지도부 서열 1~3위가 포함됐고 민주당 대표인 마크 시클스 의원까지 가세하는 등 전체 의원 100명중 19명이 공동상정자로 나서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 회장 피터김)’ 등 한인단체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날 주요 단체장들의 모임에서 “동해법안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나 로비스트를 자극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차분히 대처해 나가자”고 뜻을 모으는 등 신중한 모습이었다.
하원 동해 병기 법안은 지난달 30일 1차 관문인 교육위 소위원회에서 5-4로 극적인 통과 후 3일 상임위원회에서 18-3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된 바 있다.
이번 법안 일본이 정부차원의 총력대응을 하는 등 강력한 반대로비를 뚫고 이뤄낸 개가라는 점에서 커다란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 한인들을 중심으로 미주한인사회가 지난 수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낸 결실이기도 하다.
미주한인의 목소리 등 한인단체들은 2세, 3세 자녀들이 학교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시된 교과서로 공부하는 현실에 울분을 통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 이름을 찾기 위해선 동해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결의하고 끈질긴 풀뿌리 로비를 전개했다.
지난해 처음 마련된 동해병기법안은 상원 2차 관문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으나 동해병기의 타당성(妥當性)을 강조하면서 공감하는 의원들을 늘려나가 올해 다시 법안을 상정하게 됐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동해법안 주지사가 거부해도 뒤집기 가능” 피터김 회장
“만일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상하원이 직접 통과시킬겁니다.”
역사적인 ‘동해병기법안(HB 11)’이 버지니아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통과한 6일 ‘미주한인의 목소리’ 피터 김(54) 회장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표결에서 동해법안은 찬성 81표, 반대 15표로 가결됐다. 하원 전체 100명 의원중 81%의 찬성률을 기록한 것이다.
하원의 법안은 지난달 상원을 통과한 동해병기 법안과 조율과정을 거쳐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7월 1일 정식 발효된다. 이것이 마지막 관문이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도 상하원은 재적의원 3분의2(67%) 이상의 찬성으로 법안을 무조건 가결시킬 수 있다. 이번에 상하원은 전체 회의에서 모두 3분의2 이상이 찬성했다. 상원은 전체 22명중 18명이 찬성해 81.8%를 기록했고 하원에서도 공교롭게 81% 찬성률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치적 자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피터 김 회장은 “사실 오늘 표결에서 법안이 무조건 통과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3분의2 이상 넘느냐가 대단히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동해법안은 정식가결과 주지사거부권 무력화라는 두 개의 승리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만에 하나 과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통과됐다면 일본의 계속되는 로비와 반대의원들의 목소리에 편승,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리치몬드의 하원의사당엔 350여명의 한인들이 본회의장은 물론, 복도와 건물 밖에까지 진을 치며 동해법안의 통과를 기원했다. 미주한인의 목소리를 비롯, 워싱턴한인연합회, 워싱턴한인통합노인회, 한미여성재단, 워싱턴호남향우회, 라인댄스동호회 등 지역단체들이 한마음으로 참석한 것이다.
표결결과가 나오는 순간 한인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자축했다. 일부 노인들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도 했다. 피터 김 회장은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오늘은 완전히 한인들의 축제같았다”고 가슴속 뜨거운 기쁨을 토로(吐露)했다.
역사적인 법안의 통과가능성이 커지면서 의사당엔 한국 기자들은 물론, 일본기자들과 미국의 주류언론들, 심지어 중국언론까지 몰렸다. 법안통과후 공동상정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특별기자회견까지 열렸다. 일부 중국기자는 한인기자와 한인들에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간 일본 기자들의 집요한 인터뷰 공세에도 “잘못 이용당할 수도 있다”며 거절했던 피터 김 회장은 이날만큼 인터뷰에 응했다. “모든 결과가 나왔는데 이젠 피할 이유가 없지요. 일본기자들이 약오른지 ‘당신은 한국사람이냐 미국사람이냐’고 비꼬는 질문을 하더군요..허허,,”
지난 2012년 3월 백악권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을 통해 ‘미국 교과서 동해 표기 바로잡기’ 운동을 펼친지 만 2년만에 역사적인 개가를 올린 피터 김 회장은 그러나 아직도 신중한 자세다. 어쨌든 주지사 서명이라는 최후의 관문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한때 일본의 강력한 로비에 동해법안 반대 종용을 한 맥컬리프 주지사는 지난해 주지사 선거운동기간중 동해병기법안에 찬성한다는 서한을 한인사회에 보낸 사실이 공개되고 안호영 주미대사와 면담을 통해 ‘하원에서 통과되면 법안에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일본이 마지막까지 물밑로비를 펼칠 가능성에 대비해 확실한 못박기를 한다는 입장이다.
피터 김 회장은 “이제 오늘부터 우리 한인사회는 주지사가 동해병기법안에 서명할 것을 독려하는 이메일을 보낼 것이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할 때까지 동해병기운동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