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레스토랑 두곳에 박근혜당선인을 축하하는 플래카드와 포스터가 걸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뉴욕 베이사이드의 스페인레스토랑 마르벨라(Marbella) 건물 외벽에 박근혜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같은날 노던블러바드의 노스쇼어(North Shore) 다이너 정문엔 박근혜당선인을 축하하는 포스터가 부착(附着)됐다.

▲ 노스쇼어 다이너의 빌리 홧시스 사장
마르벨라 레스토랑의 주인은 스페인계 미국인 세르반도 씨드(Servando Cid)., 노스쇼어 다이너의 주인은 그리스계 미국인 빌리 홧시스(Billy Fatsis)이다. 두 사람은 근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지만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다.
두 사람이 아무 연고(緣故)도 없는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홍보물을 올리게 된데는 특별한 우정의 메신저가 있었다. 바로 뉴욕의 사업가 한태격 브리지엔터프라이즈 대표이다.
한태격 대표는 최근 뉴욕한복판인 브로드웨이 32가 길목에 박근혜당선인의 축하광고를 게시(揭示)해 큰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뉴시스 2012년 12월 23일 송고기사 참조> 박근혜당선인의 대형사진과 함께 한글과 한자, 영어를 섞어 쓴 이 광고는 지금도 수많은 뉴요커들과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한 대표는 플러싱 한인타운과 가까운 이곳 식당들을 가끔 이용하면서 이들과 친분을 맺었다. 지난 6일에도 마르벨라 레스토랑을 찾아 세르반도 씨드 사장과 새해 인사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맨해튼의 박근혜당선인 축하광고 얘기를 하게 됐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씨드 사장은 “한국에서 여성대통령이 최초로 배출됐는데 나도 축하하는 배너를 걸고 싶다”며 한 대표에게 제작을 의뢰(依賴)했다. 마르벨라 레스토랑은 정통 스페인음식으로 평소 한인고객들에게도 인기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플래카드는 박근혜당선인의 사진 옆에 ‘마르벨라 레스토랑은 박근혜 여사가 한국의 18대 대통령이자 최초의 여성대통령 취임을 축하드리며 성공을 기원합니다’는 문구를 넣고 양국의 국기사이에 ‘당신의 스페인 친구들’을 달았다.
노스쇼어 다이너의 빌리 홧시스 사장은 같은 날 한 대표에게 새해 인사 전화를 걸었다가 축하홍보물 얘기를 듣고 동참하게 됐다. 이곳은 플래카드를 붙일만한 공간이 없어 포스터를 만들기로 했다. 포스터의 문구는 동일하게 했지만 하단에 태극기, 그리스국기와 함께 ‘당신의 그리스 친구들’을 명기했다.

마르벨라 레스토랑은 축하 플래카드를 부착할 때부터 시선을 모았다. 식당앞이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는 대로인데다 같은 건물에 있는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나가던 한인들은 미국식당 업주가 한국대통령 축하 플래카드를 걸자 신기해 하는 얼굴이었다.

노스쇼어 다이너의 매니저는 “축하 포스터도 붙였으니 나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에 오면 꼭 한번 이곳을 방문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해 웃음도 자아냈다.

물론 플래카드와 포스터는 공짜가 아니다. 디자인 비용을 포함해 각각 400달러와 200달러를 지급했기때문이다. 한태격 대표는 “이분들이 축하배너를 걸겠다고 해서 처음엔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마케팅 차원에서도 해볼만한 아이디어가 아니겠냐?”면서 “그만큼 한국과 한인사회의 위상(位相)이 커진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한태격 대표등 세사람 1945년생 동갑 인연
마르벨라의 씨드 사장은 스페인에서 24살 때 이민을 왔고 노스쇼어의 홧시스 사장도 비슷한 나이에 그리스에서 이민왔다. 한태격 대표 역시 80년대 중반에 뉴욕에 온 이민1세대이다.

▲ 마르벨라의 세르반도 씨드 사장과 한태격 대표
공교롭게 세 사람은 1945년생 동갑(同甲)이다. 한 대표는 “나이도 같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세명의 이민자가 박근혜 대통령덕분에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것도 특별한 인연이니 언제 한번 셋이 모여 축배(祝杯)라도 들어야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