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역사..유럽유일 정규한국학교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톨부히나 거리. 이곳에서 이색적인 초등학생 졸업식(卒業式)이 열렸다고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가 전했다. 유럽 유일의 교과부 인가 정규교육기관인 모스크바 한국학교의 22회 졸업식이었다.
김지민, 신예원, 이연우, 임태우, 이서윤 등 5명의 졸업생은 부모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또 부모들이 미리 준비한 자녀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상에서 내려와 큰 절을 올리는 자녀들을 보며 부모들은 대견함에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었다.
저학년 후배들은 졸업생들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한 축하 공연을 선보였고 졸업생 또한 감사의 영상과 함께 그간 쌓은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발표회도 이어졌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졸업가와 교가를 제창(提唱)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어 졸업생들은 기념식수의 시간도 가졌다. 교내 정원에 졸업생의 명패가 달린 기념 식수를 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진현 주러 대사관 총영사를 비롯해, 신미경 교육과학관,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희권 한국학교장은 이임을 앞둔 신미경 교육과학관과 최근 한인회장 임기를 마친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진현 총영사는 “날로 발전해 가는 한국학교는 모스크바 교민 모두의 자랑이다. 모스크바 한국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모두가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큰 일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네 자녀들을 한국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인 김원일 회장은 2년전 모스크바 한국학교가 현재의 건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회장은 “뜻하지 않은 감사패를 준비해 주신 교장선생님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교민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인인구가 2천여명에 불과한 모스크바에서 한국학교가 손꼽히는 국제한국학교가 된 것은 90년 한‧러 수교를 계기로 주재원과 유학생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초등학교 자녀들을 위한 정규교육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소재 30여개의 한국국제학교 가운데 모스크바 한국학교는 소수 정예의 장점을 살려 특성화, 내실화를 기하고 있는 몇 안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초등교육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교사들이 러시아의 수준 높은 인문학적 소양과 문화적 환경을 성공적으로 접목한 덕분이다.
이희권 교장은 “한국의 초등교육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모스크바 한국학교가 글로벌 인재양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자료제공=김원일 회장>
<꼬리뉴스>
“모스크바한국학교 한국식+유럽식 장점” 이희권교장
모스크바 한국학교의 이희권 교장은 12년 간 교과부에서 해외한국학교운영과 관련한 행정 업무를 담당하다 2012년 부임(赴任)했다. 그는 “모스크바가 예술 문화의 고장인 만큼 우리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면 모국어는 물론, 러시아어와 영어외에도 누구나 다 한 가지씩 예술적 기량을 갖출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92년 개교한 모스크바 한국학교는 정규 교직원 9명을 비롯해 영어, 러시아, 댄스, 미술 등을 가르치는 강사 7명은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뽑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 학교의 자랑이기도 한 도서실은 건물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교실로 입실할 때 반드시 거치도록 설계됐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서실에서 위인 전기(偉人 傳記)부터 인문, 문학 서적까지 1만5000여 권의 장서(藏書)들을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국제학교보다 국제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장은 “한국의 영어 선호 교육 때문에 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국제학교에 자녀를 재학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한국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에 유럽 교육의 장점을 살린 모스크바 한국학교를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