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서 철수하는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임금 상승, 토지비용 상승에 이어 중일관계 악화(惡化)라는 3재가 중소기업 경영에 치명타(致命打)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던 컨설팅 회사들도 중국 철수 지원을 주요 업무내용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상무성이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일본의 대중무역 투자액은 전년대비 48.8%인 24억달러에 그쳤다. 일본기업의 중국탈출 러쉬가 본격화된 것은 2012년. 일본 정부가 센가쿠열도를 국유화 한 것에 항의하는 반일데모가 중국 각지로 확산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전까지는 ‘정치는 냉냉하지만 경제는 뜨거운 관계(政冷経熱)’로 기업의 중국진출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2년을 기점으로 경제관계마저도 냉각(冷却)되고 만 것이다. 중국정부가 대일 대응조치로 일본회사에 대한 통관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희소금속인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자 일본 경영자들은 마음을 돌렸다. 2000년 이후 최저임금은 매년 10%씩 상승해서 인건비는 2~3배, 입주 시 저렴하게 제공되던 공장부지 임대비용도 2배이상 증가했다.
제조거점으로서 매력이 떨어진 중국에 대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에 대비해서 동남 아시아에도 제조거점을 만드는 '중국 플러스 원'으로 중국 리스크를 경감(輕減)해 왔지만 중일관계의 악영향을 돌리지는 못했다.
2013년에는 파나소닉이 상하이에 있는 플라즈마 생산 공장을 철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같은 흐름은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 일람을 매년 발행하는 ‘21세기 중국총연’에 따르면 2012년부터 중국 철수(撤收) 기업이 갑자기 늘어났다고 한다. 2010년에 10개사, 2011년에 23개사가 중국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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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2년에는 56개사 2013년에는 76개사초 총 167개 사가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2010년에 비해서 철수기업수는 6배 이상 늘어난 셈이지만 중국탈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철수를 원하는 기업들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의 중국탈출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 지방정부는 일본기업들이 쉽게 철수하지 못하도록 세금폭탄으로 ‘철수 장벽’을 치고 있다. 철수를 준비한다는 사실이 당국에 알려지면 다양한 인허가가 늦춰지고, 감면된 세금을 한꺼번에 청구(請求)당하기도 한다.
청산비용도 만만치 않다. 사원 50명 정도의 중소기업을 청산하는데도 1억엔(10억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물론 중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기업들에게 ‘중일관계 악화’를 기업철수의 구실로 삼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일본이 중국시장에 대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이홍천 뉴스로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