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 뉴욕 플러싱 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한인여성의 실종신고를 뉴욕경찰이 접수를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 뉴욕을 여행비자로 방문한 한국계여성 이모씨(46)가 지난달 22일 친구들과 플러싱 메인스트릿에 있는 몬스터 노래방에서 술을 마신후 사라져 인근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으나 경찰이 이를 묵살(黙殺)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이씨의 친구들은 당일 플러싱의 109경찰서를 찾아갔으나 근무경찰로부터 “실종 접수를 하려면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에 그냥 돌아왔다. 이씨의 중국인 친구 린 동메이씨(51)는 “친구는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 소지품도 그냥 있는데 사라질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린 씨 등 친구들은 실종 다음날인 23일 밤 다시 경찰을 찾아갔으나 이번엔 “911에 실종 신고를 하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 린 씨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날인 24일 911에 신고를 하자 경찰관 한명이 집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찰은 이씨가 신체건강한 어른이고 무슨 싸움을 한것도 아니므로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린씨는 월요일인 25일 맨해튼의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다시 109경찰서를 찾아갔지만 “실종자 가족의 허락 없이는 실종 신고 접수를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린씨는 “경찰이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하는 반응이었다”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이씨는 26일 노래방에서 불과 여섯블록 떨어진 플러싱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외상(外傷)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실종신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종 신고에 필요한 대기시간에 관한 분명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109경찰서가 한인타운에 있고 한국계 중국계 경찰관도 있다는 점에서 거센 비난을 하고 있다. 박재현씨는 “숨진 이씨는 중국에서 태어난 한인이라고 하는데 한국과 중국커뮤니티의 중심인 플러싱에서 관할 경찰서가 이렇게 성의없이 민원을 상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분개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플러싱 109경찰서 2011년 불심검문 1만2천여건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플러싱을 관할하는 109경찰서가 2011년 한 해 동안 1만2,864명을 불심검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한국일보가 보도했다.
뉴욕시경(NYPD)이 지난달 4일 공개한 ‘불심검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중 히스패닉이 절반에 육박하는 47.8%(6,053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은 23%에 해당하는 약 2,909명이 불심검문을 당했으며 2,061명의 흑인이 16.3%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 일대의 인구비율이 50.5%에 달하는 아시안은 상대적으로 낮은 검문율을 보였지만 각각 16.9%와 2.3%의 낮은 인구비율을 구성하고 있는 히스패닉과 흑인의 검문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인종차별 논란을 피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지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백인은 불과 12.9%만이 검문을 당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이 지역의 흑인과 히스패닉이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16.4%와 30.2%에 이를 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시 전체로는 한 해 동안 총 68만5,724명이 불심검문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아시안은 3.6%에 불과한 반면 흑인은 53.1%, 히스패닉은 33.9%, 백인은 9.4% 비율이었으며 불심검문이 가장 많은 경찰서는 총 3만1,100명을 검문한 브루클린 관할 75경찰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