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자동차랠리 이어 고려인포럼 등 다양한 행사
모스크바에서 평양 서울을 횡단하는 사상 첫 자동차 랠리로 주목받은 러시아의 한민족, 고려인들이 ‘고려인 이주 150주년 행사’의 피날레를 가졌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기획 행사들이 6개월간의 대장정(大將征)을 마치고 10월 5일 모스크바 콜스톤 호텔에서 폐막했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및 조러통상조약 130주년을 맞아 러시아 극동개발부 주최하고 고려인연합회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4일과 5일에 걸쳐 국제 노어권 고려인 포럼을 비롯, 비즈니스 만찬회, 고려인 사진전, 도서프레젠테이션, 무명전사묘 화환 증정식, 러시아 이주 150주년 갈라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폐막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아리스타르호프 러시아 문화부 제1차관을 비롯해 알렉산드르 파노프, 글렙 이바센초프 및 발레리 수히닌 전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조바실리 전(全) 러시아 고려인협회 회장, 로만 김 카자흐스탄 한국협회회장 및 공화국 의회 의원, 로만 신 키르키스탄 한국인협회 회장 알렉산드르 제빈 극동연구소 한국학 센터장과 외무성 산하 동방학연구소 한국학센터 브론초프 소장, 게오르그 톨로그냐 '루시키 미르' 아시아 국장, 등 러시아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한국 및 북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는 내 조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은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맞아 유라시아 각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주제의 강연이 진행됐다.
조 바실리 고려인협회 회장은 “러시아 권역 고려인 포럼은 다민족 국가인 러시아 내 민족들 간 관계를 공고히 하고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족 정책을 바탕으로 민족들의 언어와 문화, 전통, 역사적 유산 등 민족 정체성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고찰하는 자리”라며 “150년 간 러시아에 뿌리 내린 고려인들의 삶을 반추(反芻)하고 러시아인으로서 고려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뜻 깊은 학술대회”라고 전했다.
2부 순서인 '남북 및 러시아 간 민간 외교'를 주제로 한 학술 세미나에서는 ‘전고려인협회가 한러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러시아와 'CIS의 한국과의 경제 교류 활성화 방안’ 등 러시아 내 고려인의 정체성을 찾고 한국과의 경제교류 가능성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진행됐다.
특히 러시아 정관계 인사 및 CIS 지역 고려인 대표들이 참석한 원탁회의에서는 사회자인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드르 파노프를 비롯, 북한에서 2009-2012년 대사직을 포함해서 22년간 북한에서 근무하고 5년간 남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수히닌 전 대사와 알렉산드르 제빈 극동연구소 한국학 센터장,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외무성 산하 동방학 연구소 한국학 센터장 등 쟁쟁한 러시아 한국 학자들이 참석해 “한국과 북한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러시아 국제관계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발레리 수히닌 전 대사는 “서방과 한국은 북한이 닫힌 사회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현재의 모습이 소련 시대와 다르듯 북한도 변할 것이며 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북한 간 정기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창구 개설이 필요하다. 대화가 단절된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주일 전에 북한에서 ‘제3차 국제한국학 학술대회’가 김일성대학에서 열렸는데, 유럽을 비롯해 일본 등 학자들이 참석한 반면 한국에서는 참석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여름 유라시아를 횡단해 금단의 땅인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던 ‘고려인 자동차 랠리’가 러시아와 한반도 간 우호 증진과 재러 한인의 정체성을 고찰(考察)하고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행사로 후세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발렌틴 연해주고려인연합회회장은 “고려인 랠리 군사분계선을 넘는 문제로 남,북한 총영사와 삼자간 대화를 10번도 넘게 했다"고 회상하면서 “남북한 간 가장 필요한 건 신뢰 프로세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웅호 동국대 연구교수는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 가운데 2만명은 합법, 1만명은 불법 이주 노동자라며 고려인들을 다른 외국 이주근로자들과 동격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고려인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중이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엔 민주평통에서는 김원일 모스크바협의회장, 이재완 중앙아시아협의회장, 최인나 페테르부르그지회장이 함께 참여했다. 김원일 회장은 “러시아 극동개발부 주최로 진행됐지만 고려인들의 노력으로 마무리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행사가 잘 마무리돼 기쁘다”며 “이번에 마련된 평화통일 자동차랠리 사진전을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와 고려인 연합회와 함께 준비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인 이주 150주년과 한-러 상호방문의 해를 맞아 러시아 전역과 한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지난달까지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주블라디보스톡 한국총영사관, 러시아 연해주정부는 9월 한달 간 한-극동러시아 우호협력을 위한 문화학술제를 개최했다. 첫 행사인 한-러 서양화 회화전(21일-31일) ‘블라디보스톡 화가의 집’에는 극동러시아 고려인 3명과 러시아인 5명 등 8명 화가의 서양화 작품 80점이 선보였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