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의
시위대가 4일 뉴욕 맨해튼 일대를 행진하는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이틀째 ‘에릭 가너’ 사건 불기소를 항의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뉴욕시청 앞 폴리 스퀘어에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집결하기 시작한 시위대는 7시반경엔 1만명가까이 불어나는 등 전날보다 더욱
뜨거워진 양상(樣相)을 보였다.
시위대는 에릭 가너를 목조르기(초크홀드)로 숨지게 한 백인경관 대니얼 팬털레오에 대해 뉴욕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는 모습이었다.
시위대는
‘지금 정의를!(Justice Now!)’ ‘흑인의 생명이 문제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외치며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 브리지 방향으로 나뉘어 행진을 시작했다. 브루클린 브리지쪽 시위대를 이끈 리더는 지난 2012년 브롱스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18세 아들을
잃은 콘스탄스 맬콤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살인경관이 활보한다’는 대형 플래카드와 ‘대배심은 사기다’, ‘에릭 가너가 사망하기
직전 호소한 ‘숨을 쉴 수가 없어’를 풍자(諷刺)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숨을 쉴수가 없어’ 등의 피켓들을 든 채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그간 경찰의 폭력으로 희생된 흑인 피해자들의 이름이 쓰인 관들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찰로부터
인종차별 경험을 당한 적이 있다는 맥스 루이스(27)는 “우리 모두가 동영상을 보았지만 경찰은 무고한 에릭 가너의 목을 조르고 발로 차서
동물처럼 길에서 죽어가도록 만들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날 수많은 시위인파가 인도는 물론, 도로까지 점유한채 행진을 하는 바람에
퇴근길 맨해튼 남단은 차량이 거의 꼼짝하지 못한채 극심한 정체(停滯)를 빚었다. 그러나 시위는 질서정연하게 진행됐고 경찰도 시위 군중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런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시카고와 보스턴 볼티모어 워싱턴DC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됐다.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죽은
것처럼 눕는 ‘다이 인(Die-in)’ 시위를 집단으로 하기도 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