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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한국식사 꿀맛” 이한탁씨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4-08-24 (일) 22:48:51


둘째딸 등 가족과 한인타운 순두부 첫 식사

 
 
 

‘얼마나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었나.’


이한탁(79) 씨는 눈앞에 펼쳐진 한국음식들이 믿어지지 않는듯 했다. 큰 딸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채 25년간 교도소에 갇혀있다가 22일 석방된 이씨가 가장 먼저 간 곳은 뉴저지 한인타운의 한 순두부 전문점이었다.




 




앞서 펜실베니아 해리스버그 연방중부지법에서 마틴 칼슨 판사의 석방(釋放) 결정으로 자유의 몸이 된 이씨는 법원앞에서 간단한 회견을 마친후 손경탁 구명위원회 위원장 등과 승용차에 올라타 뉴욕으로 향했다.





 



손경탁 위원장은 “당초 계획은 곧바로 뉴욕 플러싱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뉴저지에 사는 둘째딸과 손주 등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사반세기 기나긴 영어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린 둘째 딸이 성장하여 결혼을 했고 여섯 살 손자와 세 살 손녀도 얻었다. 가족들과 감격의 상봉을 한 이한탁씨가 간 곳은 북창동순두부 식당. 다음은 손경탁 위원장의 전언(傳言).





 



“감방에서 나오면 두부부터 먹어야 한다”는 이씨의 말에 선택한 곳이었다. 비단 두부가 아니라도 김치 나물 등 반찬 하나하나가 그에겐 커다란 희열이었다. “25년동안 얼마나 한국음식을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음식 모두가 어쩌면 이렇게 맛있냐”는 그의 말에 보는 이들도 가슴이 찡해졌다.





 



저녁을 먹고 뉴욕 플러싱의 보금자리로 갔다.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름직한 기차길 옆의 작은 아파트였다. 이곳에서 여동생 이한경 씨등 주위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게 된다. 25년만에 처음 자유인이 되어 첫 밤을 보낸 이한탁 씨는 아침식사를 하고 손주들의 재롱과 가벼운 산책도 즐겼다.




 




“여기가 앞으로 살아갈 보금자리로구나. 이제 내 맘대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는거지?”

그의 목소리는 가벼운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한인마트를 비롯, 90%가 한인가게들로 이뤄진 노던 블러바드를 끼고 있어 오랜 향수에 시달린 그가 노후를 보내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오전 플러싱의 한 병원에서 혈액 검사 등 기본적인 검진을 마치고 돌아왔다. 다음주 하루를 택해 정밀검진을 받기로 했다. 고령의 나이도 있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긴 옥살이를 한 바람에 정신적 충격도 아직 남아 있고 심신이 무척 쇠약해졌다는게 주변의 말이다.

손경탁 위원장은 “석방 소식이 뉴스로 알려진 후 너무나 많은 분들이 기뻐하고 축하를 해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화도 정신없이 온다”면서 “성원해주신 동포들과 모국의 국민들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법원의 의무는 진실을 찾는것” 이한탁씨 석방 결정 칼슨 판사

 
 
 

““법원의 의무는 진실을 찾는 것입니다. 이한탁씨의 석방을 결정합니다.”

지난 22일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 연방중부지법 재판정. 마틴 칼슨 판사는 30분에 걸친 보석심리 끝에 최종 석방결정을 내리자 이한탁(79) 씨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방청석으로 걸어와 구명위원회 인사 등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기쁨을 나눴다.

뉴욕한국일보에 따르면 이한탁씨는 이날 즉석에서 참석자들에게 기도를 제안, 눈을 감고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기도를 드렸다. 이씨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날 보석심리는 본래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교도소 내 행정착오로 이씨가 도착한 것은 오후 1시가 다 돼서였다. 25년간 입었던 수감복 대신 말끔한 회색 양복과 밝은 색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손경탁 위원장은 이씨가 허리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곤 자신의 것을 즉석에서 풀어줬다는 후문(後聞)이다.





 



마틴 칼슨 판사가 기다리고 있는 법원 건물 9층에 올라간 이씨는 긴장을 풀기 위해 제일 먼저 화장실부터 찾았다. 피터 골드버거 변호사는 긴장한 이씨에게 농담을 던졌고, 금세 화장실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법정에 들어가 심리가 시작되자 두 사람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칼슨 판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이씨의 보석 석방에 대한 주검찰의 이의(異議)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물론 손경탁 위원장과 방청석에 앉은 지인들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변수(變數)’에 촉각(觸覺)을 곤두세웠다.

칼슨 판사는 최초 수사기법이 잘못됐다는 법원 권고문 내용 등 총 8가지의 석방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법원의 의무는 진실을 찾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씨의 보석 석방을 최종 승인하자 모두의 얼굴이 화색이 돌았다.

이한탁 씨는 법원 앞에서 가진 회견에서 “죄도 없는 제가 25년1개월이나 감옥에서 살았습니다. 세상천지 어느 곳을 뒤져봐도 이렇게 억울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동포들이 있다면 용기를 잃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승리의 날이 올 것입니다”고 희망을 전했다.





 



이날 골드버그 변호사는 뉴욕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재기소나 항소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오늘 법원의 보석 석방 결정을 최종 석방으로 봐도 된다”면서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기쁜 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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