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국문화원서 9월5-30일 전시
60년대와 70년대 한국서 활동한 미국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 멤버들의 수묵화와 사진전이 워싱턴에서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은 30일 ‘한국의 1970년대: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가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수묵화(水墨畵)와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9월 5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이름 ‘나노열(羅魯烈)’로 잘 알려진 닐 랜드레빌(68) 작가의 정감 넘치는 수묵화들과 평화봉사단원 출신 ‘한국의 친구들’이 영어교육과 공중보건 등 봉사활동을 담은 사진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
나노열 작가는 1969년부터 한국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전북 김제와 전주, 서울 등지에서 6년간 의료봉사를 했다. 미국에 돌아와 뉴욕에서 간호사로 활동한 그는 80년부터 틈틈이 추억(追憶)속의 한국 정경을 담은 수묵화 작품들을 그렸다.
한국에 있을 때 동네 할아버지로부터 붓으로 난초치는 법을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들은 화선지에 옮긴 것들이다. 먹과 붓의 넉넉한 질감이 살아있는 수묵화에선 수확을 앞둔 김제평야의 풍경, 지붕위에 고추를 말리는 모습, 여름날 등목을 하숙집의 정겨운 모습, 신촌 포장마차의 밤풍경 등 중장년의 세대에겐 그립기만 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8월 뉴욕에서 마련한 첫 전시회가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한국을 방문, 40년만에 옛 한국친구들도 만난 그는 그림과 얽힌 이야기들을 함께 수록한 작품집 ‘한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가 기억하는 1970년대 한국(a peace corps volunteer remembers Korea in the 70s)’을 펴내기도 했다.
뉴욕 퀸즈의 엘머스트 병원에서 교수급 간호사로 재직한 나노열씨는 30여년의 병원 근무를 마무리하고 지난 1월 새로운 봉사 인생을 위해 에티오피아로 떠났다. 당시 인터뷰에서 “에티오피아는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내가 할 일이 많아요. 한국은 더 이상 저같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없잖아요. 오히려 국제 봉사활동(KOICA)을 펼치고 있는 나라인 걸요”하고 말했다.
나노열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며칠 휴가를 내 작품도 설명하고 모처럼 옛 동료들과 회포를 풀 예정이다. 이번에 함께 공개되는 사진전은 ‘한국의 친구들(Friends of Korea)’이 1966년부터 1981년까지 15년간 한국에서의 활동과 경험을 담은 작품들을 ‘자원봉사 이야기(A Story of Volunteerism)란 주제로 전시된다.
photo by 나노열
이중엔 나노열씨의 동료였던 캐슬린 스티븐스(한국명 심은경) 전 주한대사도 있다. 5일 오후6시30분 열리는 전시회 개막행사에선 ‘한국의 친구들’ 낸시 켈리 회장이 자원봉사 당시의 생생한 일화도 전하게 된다.
최병구 워싱턴한국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며 이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모습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면서 “앞으로 평화봉사단원들과 교류를 통해 한미 우호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문기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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