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뉴욕시장의 유력후보인 크리스틴 퀸 시의장이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검문(Stop-and-Frisk)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차기 뉴욕시장후보로 퀸 시의장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퀸 시의장이 블룸버그 비판자로 선회한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빌 디블라지오 후보가 자신을 제치고 1위로 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많은 뉴요커들은 블룸버그 시장이 도입한 불심검문 정책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의 검문이 범죄율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하지만 검문을 당한 98%가 범죄와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은 불쾌할 수밖에 없는 경험이다.
이같은 시민들의 정서를 반영하듯 블룸버그 시장의 검문정책이 지난 12일 뉴욕 연방법원에서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위헌’ 판결이 내려졌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에 대해 항소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여론은 좋지 못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놓친 퀸 시의장이 블룸버그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지지율이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퀸시의장은 16일 “경찰의 불심검문을 옹호하는 블룸버그 시장은 온당치 못하다. 또한 시영주택 거주자들의 지문을 등록하도록 한 것은 터무니없고 분노할만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6월 중순까지 여론조사에서 퀸 시의장은 1년이상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같은 달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앤소니 위너 전 연방하윈의원에게 1위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최근 트위터 성추문으로 추락, 1위 자리를 찾는듯 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빌 디블라지오 후보가 위너 지지층을 흡수하며 단숨에 선두로 떠오르자 비상이 걸렸다.
그간 퀸 시의장은 부동의 1위라는 여유속에 온건하고 실리적인 선거운동을 해 왔다. 비교적 인기가 높았던 블룸버그 시장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블룸버그 깎아내리기에 골몰하던 여타 후보와 차별화를 보였다.
그러나 임기말 블룸버그 시장에 대한 인기가 하락하면서 친블룸버그 이미지가 지지율 하락을 부추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 팍국에 불심검문 정책을 위헌으로 판단한 법원의 결정에 불룸버그 시장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것은 시민여론에 불을 질렀다.
게다가 MSNBC의 토마스 로버츠 앵커는 퀸 시의장이 불심검문 정책을 찬성하고 있다고 방송에서 언급해 퀸 시의장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퀸 시의장은 “(검문을 찬성한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 부인하고 “뉴욕 경찰은 기술적인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개혁을 지체해선 안된다”고 다급한 해명에 나서 여론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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