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어보에 낙서(落書)한 흔적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는 14일 조선 제8대 예종의 어보(옥새의 일종)에서 낙서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최근 안민석 의원실과 함께 조선왕실어보에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종의 어보 하단, 거북의 머리 앞쪽에 한글로 ‘예종’이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낙서 및 훼손여부에 대해 문화재청에 질의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혜문스님은 “조선왕실의 어보는 조선임금의 왕권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종묘에 보관되었던 중요한 문화재이다. 측면에 종이를 부착하고 묵서로 누구 어보인지 표기한 것은 발견되지만, 예종 어보처럼 한글로 직접 옥새에 써진 것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종 어보 하단엔 이같은 낙서와 함께 또다른 글씨를 썼다가 지운듯한 흔적도 보인다. 육안으로는 ‘예종’ 한글이 낙서가 아니라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새긴 것처럼 보이기도 해 심각한 훼손(毁損)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혜문스님은 “명문으로 누군가가 새겨 넣은 것인지, 볼펜으로 쓴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화재청에 누군가의 낙서여부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실도 문화재청에 낙서 및 훼손여부, 예종이라고 쓰여진 이유 등에 대한 관련자료를 요청, 조만간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안민석 의원은 현재 미국 LA주립박물관(LACMA)에 소장된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문정왕후 어보의 불법 유출관련 기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예종 어보의 낙서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문정왕후 어보가 6.25 전쟁중 미국병사가 불법 반출한 정황을 확인, LA 주립 박물관측에 ‘원산국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백악관 청원사이트를 통해 10만 청원운동도 벌이고 있다.
미 정부는 백악관 청원 사이트 ‘we the people’에 한달동안 10만명이 서명하면 백악관 혹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답변을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8월 6일부터 시작된 청원운동은 7일 만에 1,500명을 넘어섰다.
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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