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장 선거가 후보간 고발(告發)이 이어지고 전직회장단이 선관위에 자격박탈(資格剝脫) 번복을 요구하는 등 막장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제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으로 후보자격을 상실한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 이사장이 경쟁 후보인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맞고발했다.
김민선 선대본부측은 21일 선관위에 민승기후보도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김도형 선대본부장은 "민 후보가 뉴욕한인회 퀸즈캠퍼스에 선거 포스터를 부착하고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선거사무실로 이용했다. 민 후보가 이승렬 선관위원장 및 유창헌 부위원장과 비밀회동을 한 것 또한 심각한 사전 선거운동이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선관위는 지난 20일 김민선 후보가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며 비밀투표를 통해 전격 자격박탈을 결정한 바 있다.
선관위는 민 후보측이 17일 고발을 접수했는데도 후보들의 기호추첨 등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등 사흘이 지나 자격을 박탈한 이유에 대해 "선관위원들이 생업에 바빠서 제출된 자료를 볼 시간이 없었다"며 "민 후보측에서 항의를 해 20일 회의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유 부위원장 등과 함께 민 후보를 만난 이유에 대해선 "민 후보에게 선거 출마 여부를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해 달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만났다"고 말했다.
김민선 선대본부는 "선거시행세칙 24조에 따르면 불법선거운동 적발시 경고(警告)를 하게 되어 있는데도 경고 절차없이 바로 후보자 자격을 박탈했고 결정 과정이 비밀투표로 진행된 것은 민주적 절차를 위배한 것이다. 특히 고발장 접수후 적법한 후보로 공표하고 기호 추첨까지 해놓고 뒤늦게 자격박탈한 것은 경선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성토했다.
김민선 선대본부는 "선관위의 형태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선거를 바라는 50만 동포에 대한 도전이며 심각한 폭거이다. 공정 선거를 위해 민승기 후보가 즉각 사퇴하고 투명성을 갖춘 새로운 선관위 구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한인회 전직회장단은 22일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선관위가 김민선후보의 자격 박탈 결정을 철회하고 예정대로 선거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석주 의장을 비롯, 강익조 변종덕 이정화 이경로 회장 등 전직회장단은 "오는 25일까지 김민선 후보의 자격 박탈을 번복하지 않을 경우 조사위원회를 가동해 김민선 후보는 물론, 민승기 후보의 불법 사전선거혐의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직회장단의 이같은 요구는 선거정상화를 위한 압박(壓迫)으로 이해되지만 선관위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2007년에도 6년만의 경선 치열한 레이스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지난 2007년에도 6년만의 경선으로 치러졌다.
당시 선거엔 이세목 후보와 송웅길 후보가 일찌감치 나섰고 이경로 현직회장이 뒤늦게 출마해 3파전이 되었다.
이세목 후보는 ‘화합하는 뉴욕한인회, 실질적으로 봉사하는 한인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뉴욕한인청과협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장 등을 역임한 이 후보는 “한인사회의 대동단결을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시정부, 주정부와의 유대 강화를 통해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한인들의 민원 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웅길 후보는 ‘실천하며 활력 있는 한인회’를 내세웠다. 롱아일랜드한인회장과 뉴욕지역한인연합회장 등을 거친 송 후보는 “정치력 신장을 위한 사회적 활동 참여 확대와 2세들을 후원해 미래지향적인 한인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경로 회장은 2월에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가족 및 주위사람들과 상의해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해 불출마 번복 가능성에 대해 여운을 남겼고 결국 레이스에 최종 합류했다.
4월14일 열린 투표 결과는 치열했다. 기호 1번 이세목 후보는 총 6,189명의 투표수 중에서 36.4%인 2,230표를 얻어 2위 이경로 후보(2,106표)를 124표 차로 눌렀다. 3위 송웅길 후보는 1,787표였으며 무효표는 66표였다.
투표 결과에 따르면 한인 유권자 중 3분의2 정도가 플러싱과 퀸즈 중부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2,918명으로 47.1%를 차지했으며, 40대와 50대는 전체 투표자의 42%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 투표자는 총 634명으로 10.2%에 불과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3,456명이었고 여성은 2,75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선거에서는 예년과 달리 유권자의 국적을 증명하는 여권과 영주권 등의 서류 지참을 요구해, 투표율 저조의 빌미가 되었다. 지난 2001년의 경우 3명의 후보가 경선에 참여해 1만2,553명이 참여했다.
이세목 당선자는 “뉴욕 한인사회를 화합하게 하고 실질적인 봉사를 하는 뉴욕한인회로 바꾸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