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5개월 사이에 최고위급 외교전문가들을 잇따라 몽골에 파견해 관심을 끌고 있다. 리수용(李洙墉) 북한 외무상은 23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외교부 청사에서 엘 푸레브수렌 몽골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고, 몽골 외교부와 상호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이날 체결식을 취재한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 교수겸 브레이크뉴스 몽골특파원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예정된 시간을 초과해 진행됐으며, 홍성남(洪成南) 전(前) 북한 내각 총리(2009년 3월 사망)의 아들인 홍규(洪奎) 주몽골 북한 대사가 배석했다.
또한 1980년대 북한주재 대사와 초대 주한대사도 지낸 페렌레이 우르진룬데브 전 대사와의 만남도 가져 눈길을 끌었다. 1971년 김일성종합대 조선어문학부를 졸업,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그는 1984년부터 5년간 북한 대사를 지내고 1990년 한몽 수교후 이듬해 초대 주한대사로 부임했다. 우루진룬데브 전 대사는 우진로(禹進路)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을만큼 몽골의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몽골 현지에서는 지난해 9월 강석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에 이어 리수용 외무상의 방문을 북한이 추진 중인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변화 외교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강석주 비서는 지난해 방문에서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특히 리수용 외무상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 참석에 앞서 국제 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상 사진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 교수 제공>
리수용 외무상은 3월 3일 예정된 유엔 인권 이사회 연설을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를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9월 북한외무상으로는 15년만에 유엔총회에 참석, 같은 취지의 연설을 한 바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해 8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몽골을 공식방문해 한몽골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회담에서는 우리 기업의 몽골 자원 개발 및 인프라 건설 분야 진출 확대 등 경제-통상 협력 강화 방안과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관련한 몽골과의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한몽골 수교 이후, 정치 경제 문화 교류 등 양국의 협력 관계가 급속한 진전을 이룬 가운데 북한의 적극적인 행보는 향후 몽골을 둘러싼 남북한의 외교전(外交戰)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 북한 노동당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몽골 대통령을 예방한 모습. <이하 사진=몽골대통령실 제공>
<꼬리뉴스>
한·몽골, 장관급 공동委 신설…부산에 영사관 오픈 <2014.8.26>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6일 울란바토르에서 롭산완단 볼드 몽골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몽 공동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부산에 영사관을 열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장관급 정례 협의체를 개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몽골 양국은 이명박 대통령 때인 2011년 8월 양국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간 협의체(協議體) 설치를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양국은 이후 올해 2월 서울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협의체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장관급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의 몽골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 부문 진출이 확대되면 양국관계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一致)를 봤다.
윤 장관은 특히 우리 정부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를 추진하는 데 몽골이 지정학, 지경학적으로 협력 여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볼드 장관은 지지와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윤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너러브 알탕후약 총리,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을 각각 예방(禮防)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