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퍼주는게 아니라 남한이 퍼오는겁니다.”
존폐기로에 처한 개성공단을 놓고 남북간의 7차회담이 14일 열리는 가운데 세계적인 정형외과 의사이자 통일운동가인 오인동 박사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간절한 바램을 전했다.
오인동 박사는 12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합작의 마지막 보루이자 남북이 윈윈하는 코리아 경제공동체의 시작”이라면서 남북 공히 감정적인 대응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오인동 박사는 특히 우리 국민 일부가 개성공단을 북한에 대한 퍼주기 등 일방적인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개성공단은 남북에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굳이 혜택을 따지자면 남한이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먼저 그는 ‘퍼주기’라는 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박사는 “북한 '퍼주기' 라는 말은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 때부터 나왔는데 남한이 식량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렇게 ‘퍼줬는데 받은 것은 없다’고 하는 수구보수층의 선전에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이전까지 남한의 통일협력기금은 13년간 25억 달러로 1년 평균 2억 달러 정도였다. 반면 독일은 통일 전, 17년 동안 서독이 동독에 1년에 32억 달러를 지원했다”면서 “남한 국민 1인당 4달러, 1년에 짜장면 하나를 굶어죽어간다는 북녘 동포에게 준 댓가로 동부에서는 금강산, 서부에서는 개성의 북한 땅이 개방됐다. 이는 남한의 기능적 영토가 휴전선 너머로 확장되었다는 것과 같다. 남측의 군사지역 한 구석이라도 북측에 내놓는 것을 상상이나 하겠는가?”고 물었다.
그는 “2007년 노무현‐김정일의 10.4남북공동선언에 따라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사업, 서해 남포, 동해의 안변 조선시설을 위한 해안사업, 해주공단과 해주항 개방사업 등이 진행됐다면 수 천대의 화물차와 열차들, 대형선박들은 투자비용 몇 배의 이익을 보장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의 사업이 되었을 것이다. 북의 남에 대한 경제의존도 심화는 말 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인동 박사는 좀더 넓게 조국강토의 자연자원으로 눈을 돌려 보자고 했다. 북의 지하자원은 남의 22배로 우라늄, 마그네사이트, 흑연/아연, 희토류, 금, 중석, 철까지 8대 광물의 매장량은 세계10위권이다. 북의 지하자원 잠재가치는 1경원으로 알려졌다. 이 엄청난 자원을 남과 북의 동력과 기술합작으로 발굴, 개발해서 내수도 수출도 하자는 것이다.
그는 “미국도 탐내는 마그네사이트의 유용성은 세계적이다. 또 우라늄 매장량은 핵발전소의 거의 무한한 원료로 에너지자원의 보고이다. 50억 배럴로 추정되는 북녘 해안의 석유가 시추되면 통일조국의 앞날을 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막힌 일은 지하자원뿐이 아니다. 예컨대 금강산-설악산-대관령을 연계하는 천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수익도 다양한 승수효과로 경제성장동력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백두산-묘향산-태백산-지리산의 연결도 우리 상상의 꿈을 돋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전 60년, 휴전선 철조망에 막혀 남녘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남북이 경제공동체를 선포하고 철조망을 걷어내면 백두대간의 숨통이 트이고 대륙진출의 땅과 하늘 길을 활짝 열어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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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오인동박사 남북연합방통한 ‘고리(Corea) 공화국’ 제안오인동 박사는 일찍이 경제공동체를 통한 ‘남북연합방’을 제안한 바 있다. 6.15선언정신에 따라 남과 북의 현 체제와 정부를 유지한 채 통일의 제1단계인 ‘남북 연합방’을 합의해 민족경제공동체를 이루자는 것이다.
그는 “부산항을 통해 미국 일본 해양세력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40억 인구의 유라시아 대륙을 남북종단(TKR), 중국(TCR)/시베리아(TSR) 횡단철도로 연결하면 한반도가 동서세계의 물류중심이 저절로 된다. 해상운송 기간을 3배이상 단축해 연 20억 달러의 통과요금 추가 수입도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또한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을 북을 거쳐 남으로 연장하면 70% 저렴한 운송비로 남은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게 되고 부동항을 갈구하는 러시아와 동북지역 활로를 모색하는 중국에 앞서 두만강 하구와 라진 선봉항을 남북 경제공동체 운영으로 선점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는 모국의 국민들이 재외동포들의 말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고 자만하는 남의 젊은이들이 이대로 좋은 데 통일은 왜 해야 하느냐고 한다. 모국에서 떠나 밖에서 살다 보면 더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있다시피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안목은 절로 넓어진다. 남과 북이 서로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얘기들을 대신해 줄 수도 있다.”
그는 “가만히 보면 미국은 남과 북을 무척 좋아한다. 북은 미국 말 안 들어 좋고, 남은 너무 잘 들어 좋다. 미국은 이런 남, 미, 북 삼각관계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며 언제나 북이 두렵다는 남에서 국익을 챙기며 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인동 박사는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평화/번영합의는 남북이 의기투합해서 합의한 것이다. 미국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되어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북이 교역한다는데 누가 말릴 수 있나? 남북평화체제도 남북 사이에 합의하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3년 정전협정에서 남은 북진통일 없는 정전을 반대한다며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전쟁 당사자였고 앞으로도 평화를 지켜나가야 할 상대인 남이 빠진 평화협정은 모욕이고 현실적으로 불합리하다. 평화협정을 60년 기피해 온 미국을 이제 와서 남북평화체제에 끼어들게 할 이유가 없다. 또 중국을 새삼스럽게 들어오게 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6자회담을 재개해서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각기 자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미.중.러.일이 무슨 좋은 일을 안겨 줄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러는지 알 수 없다”면서 “남북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그들과 함께 무엇을 의논하자고 하는가. 주변국 생각 말고 자신 있게 겨레의 앞날을 담판 짓자고 결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