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의 국회 영화 상영회를 소개하며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적 병폐(病廢)를 지적했다.
WSJ는 30일 인터넷 ‘코리아리얼타임’에 ‘한국의 재벌배급 영화 문제’라는 기사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 영화 상영회를 한 사연을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 대선 후보였던 안 의원의 국회 상영회는 소규모 제작사들이 상영관을 잡기 어려운 한국의 영화산업의 오랜 문제를 일깨워 주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는 ‘개훔방’의 제작자인 엄용훈 삼거리픽처스 대표가 최근 청와대 게시판에 대통령께 보내는 공개편지를 쓰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엄대표는 편지에서 “미국에서 대기업제작사가 자사 계열 영화를 독점(獨占)하지 못하도록 한 1948년의 ‘파라마운트 법’과 같은 법을 제정하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극장 운영은 물론, 투자와 제작, 배급 등 모든 것을 하는 대형 배급사들이 나같은 소규모 제작사들에게 큰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저널은 “한국의 극장들은 CJ(41.2%)와 롯데(30%) 등 두 개의 재벌이 운영하는 비율이 70%를 넘고 영화 제작에 점점 더 관여하고 있다”면서 “한가지 예로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 배급한 ‘국제시장(Ode to My Father)은 지난해 12월17일 전국의 1044개관에서 개봉된 이후 현재까지 1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소개했다.
WSJ는 “미국의 소설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작품을 영화화 한 개훔방은 지난해 12월31일 개봉됐지만 현재 20개의 극장에서만 상영되고 있으며 24만3천명 입장에 그쳤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3월 박근혜대통령이 영화산업의 독과점으로 소규모제작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불공정한 관행(慣行)에 대해 언급한 이후 12월 공정거래위가 CJ와 롯데 등 자사계열 배급사의 차별행위에 대해 과징금(過徵金)을 부과한 사실도 덧붙였다.
소규모 배급사들이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2013년 6월 십여개의 제작사들이 모여 리틀빅 픽처스라는 배급사를 설립해 ‘개훔방’을 포함, 지금까지 ‘4편의 영화를 배급했다고 전했다.
리틀빅픽처스에서 무보수 대표를 맡았던 엄 대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동일 계열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널은 엄대표가 개훔방의 상영관 확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리틀빅픽처스 대표직을 사퇴했다고 덧붙였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droh@gmail.com
<꼬리뉴스>
South Korea’s Chaebol-sized Movie Problem <WSJ>
http://blogs.wsj.com/korearealtime/2015/01/30/south-koreas-chaebol-movie-pr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