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가 뉴욕시장에 뒤통수를 맞았나?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이슬람의 명절을 뉴욕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한 것과 관련, 한인사회가 명백한 차별(差別)을 당했다며 여론이 들끓고 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4일 이슬람의 양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와 '이드 알 아드하'를 공립학교 휴교일로 추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드 알 피트르는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나는 날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성대한 음식을 장만해 축하하는 축제이고, 이드 알 아드하는 성지 메카순례가 끝나고 이슬람력으로 12월에 열리는 축제다.
한인사회가 분개(憤慨)하는 것은 드블라지오 시장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의 전통명절인 설날(음력설)도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공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뉴욕한인사회는 지난 10여년간 설날을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뉴욕시와 뉴욕주 의회는 물론,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각 학군별로 설날에 휴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해 2월 설날 휴교일 지정에 찬성했고 3월엔 이슬람 명절의 휴교일 지정도 공약했다. 그러나 2015-2016 학사일정에 설날은 제외하고 이슬람 명절만 휴교일로 지정, 한인사회 등 아시안커뮤니티와의 약속을 저버렸다.
이에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 라정미)는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이슬람 양대 명절을 2015~16학년도부터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10년 넘게 ‘설날’을 공휴일로 추진해온 아시아 커뮤니티를 차별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지난해 2월 드블라지오 시장이 설날을 휴교일로 지정하겠다고 공식성상에서 발표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기습적으로 이슬람 명절을 먼저 공식 휴교일로 지정한 것은 한인사회를 과소평가하고 무시한 처사이므로 절대로 묵과(黙過)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인사는 "뉴욕엔 설날을 쇠는 아시안이 이슬람인구보다 세배이상 많고 공휴일 지정 운동도 오랜 세월 지속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황당함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오는 10일 스승의 날 행사 준비 모임 때 지역 정치인 및 한인사회 인사들과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연방의회에 전국적인 설 공립학교 휴교일 지정 결의안을 상정한 바 있는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은 "이슬람 명절과 마찬가지로 아시안들이 즐기는 설날도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며 "드블라지오 시장은 하루빨리 설을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해 뉴욕시의 다양성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와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
세계 이슬람 문화권에서 금식(禁食) 기간인 라마단(Ramadan)이 끝나는 날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성대한 음식을 장만해 축하하는 축제 이드 알피트르(الفطر عيد, Eid al-Fitr)는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رمضان)에 철저한 금욕 생활을 한 후 이슬람력의 열 번째 달에 해당하는 샤왈(Shawwal) 첫째 날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성대하게 먹고 마시는 축제다. 이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Muhammad)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헤지라)한 직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슬람 최대 축제다.
이슬람교도는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에 음식은 물론 흡연, 성행위 등 모든 반종교적인 행위를 금지한다. 한 달 동안 이슬람교도는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라 폭력, 화, 시기, 탐욕, 중상 등을 삼가며 평화롭게 지낸다. 또한 금식을 통해 인내와 자제력을 기르고 소외된 사람들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 금식은 신에 대한 순종(順從)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으로, 계율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사사로운 과실과 잘못을 속죄하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이슬람교도는 라마단을 고행이 아니라 신앙을 굳게 다지는 자기 수양의 시간이라 여긴다.
또한 이드 알아드하(عيد الأضحى)는 이슬람교의 중요한 정규 축제 중 하나로, 이슬람력 12월 10일에 열리는 제물을 바치는 축제이다. 이슬람 이전에 메카 근교에 있는 마나의 골짜기에서 있었던 제물봉공(祭物奉供) 습관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는 아브라함이 알라의 명으로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다 알라의 제지로 대신 염소를 바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순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한 사람에 염소 한 마리씩(낙타는 일곱 사람이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고, 그 고기의 3분의 1은 자기가 먹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데, 이 물건들은 신의 것으로 간주하여 매매하지 못한다. 신도들은 깨끗한 옷을 입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