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한국에서 일명 '김영란법'이 통과된 것을 주요 뉴스로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 "한국에서 언론인과 교사, 공무원들이 100만원(약 910달러) 이상의 현금(現金)이나 선물(膳物)을 받으면 최고 3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반부패법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이 법안은 오랜 세월 현금봉투나 선물을 바치는 뇌물문화가 관행화된 한국에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6년 10월부터 발효되는 김영란법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현금이나 선물, 접대를 받으면 뇌물(賂物)이라는 증거에 상관없이 처벌받고 배우자가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같은 수준의 선물 등을 받아도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100만원이하라도 이해가 얽힐 경우,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지금까지는 법원에서 특별한 댓가성이 인정되는 선물이나 접대에 한해 징벌을 받았을 뿐,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들이 검사와 공무원, 언론인들과 이른바 ‘스폰서관계’를 맺는 부패가 처벌되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간 '벤츠검사' 등 스폰서들로부터 선물을 받고도 뇌물의 증거가 없어서 처벌받지 않은 사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300명 이상이 숨진 세월호참사 이후 정부기관 공무원들의 부패문제가 폭로되면서 관련법안을 통과시키라는 압력(壓力)이 가중(加重)됐고 이후 국회에서 언론인과 교사들까지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반부패조항을 적용하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기업인과 정치인, 고위 공직자들이 종종 고급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과 결혼식, 장례식에서 현금을 전달하는 것이 사회적 에티켓으로 용인되는 문화에서 부패의 기준을 설정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경조사 때 소액의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물의 범위 또한 정해졌다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부패지수는 조사대상 175개국중 43위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김영란법’ 이란?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추진했던 법안으로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2012년 제안이후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2015년 1월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원래 제안된 법안에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여야가 막판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의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영란법은 동일인으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모두 입증해야 형사처벌할 수 있다.
특정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법령을 위반하게 하거나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부정 청탁과 알선 행위도 처벌토록 했다.
법 적용 대상은 당초 정부안에서 정한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 유관단체,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 모든 언론사로 확대했다.
photo by 뉴시스 고범준기자
김영란 전 대법관은 2004년 8월 25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임용돼 화제를 뿌렸다. 사법연수원 11기인 그는 당시 만 48세의 여성으로, 사법연수원 2, 3기 출신들이 거론되던 대법관 자리에 60여 명의 선배들을 제치고 임명되었다.
1956년 11월 10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1975년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1979년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을 좋아했고 대학교 1학년 때 쓴 단편소설이 '서울대'라는 교지에 실리기도 했다. 법률가 강금실, 조배숙 등이 대학 시절 친구였다. 사법연수원생으로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시보로 일하게 되었을 때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강지원 검사를 만나 결혼, 딸 둘을 두었다.
여성 법조계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재판 능력으로 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신장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의 종중원 자격을 인정하고 학교의 종교행사 참여 강요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사형제와 호주제에 반대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선거구에서 첫 여성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두 딸은 모두 대안학교(인성 특성화 학교) 출신인데, 그 이유에 대해 부부가 전형적인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서 아이들은 자유로운 학교에 보내서 개성을 살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란은 대법원 내에서 뚜렷한 진보적 색채를 내는 판결들을 보이며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 등의 대법관들과 함께 '독수리 5형제'라고 불리기도 했다.
<네이버 백과/위키피디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