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를 전후로 뉴욕에서 동지팥죽 잔치 등 다양한 관련 행사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19일 플러싱 KCS한인봉사센터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 팥죽잔치가 6년째 이어졌고 21일엔 뉴욕 원각사를 비롯한 한국 사찰에서 동지 관음기도와 팥죽 공양(供養)이 제공돼 고향의 흐뭇한 정취가 피어났다.
특히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의 뉴욕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코스탈 캐롤라이나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성원스님이 동지 관음기도와 불자들의 역할에 대한 설법을 해 관심을 모았다.
성원스님은 “동지는 부활의 의미를 담고 있다. 태양이 조금씩 밝아오며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희망을 보아야 한다”면서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원각사가 미국속의 한국사찰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의미를 강조했다.
성원스님은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원각사는 화합과 포용의 중심 사찰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면서 “이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며 온전히 사찰의 주인인 신도 여러분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와 함께 “미주 한국불교 사상 최대의 대작불사가 진행되는 원각사가 불국토 건설이라는 한국불교의 또다른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본래의 설날인 동지를 맞아 업장을 소멸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을 것을 축원(祝願)했다.
법회를 마치고 불자들은 후원에서 정성껏 준비한 팥죽과 동치미를 즐기며 정담을 나눴고 특별 제작된 2015년 원각사 달력들을 한부씩 받아갔다.
원각사에서는 2014년의 마지막 법회가 열리는 28일 법회 후 불자들의 노래자랑을 비롯한 송년 잔치를 열 예정이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아시안 노인들 동지팥죽잔치…김정광회장 6년째 무료제공
지난 19일 플러싱 퀸즈한인봉사센터에서 열린 동지 팥죽 잔치는 미주한국불교문화원(원장 김정광)이 제공한 것으로 총 500인분에 달했다.
뉴욕에서 팥죽 잔치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욕불교신도회장이었던 김정광 원장이 불자들을 이끌고 KCS경로회관과 코로나경로회관, 플러싱 커뮤니티 경로센터 등의 노인들 1200명에게 팥죽을 무료 제공한 것이 큰 호응을 얻어 매년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발전했다.
김정광 원장은 “사실 동지는 작은 설로 불릴만큼 큰 명절인데 타국에서 바쁜 이민생활을 하디보니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도 한인불교계는 사찰에서 동지 팥죽을 나눠 먹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동포 노인들이 너무 많아 팥죽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500인분의 팥죽을 만들기 위해 김정광 원장은 일주일전부터 팥을 불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아침부터 임춘택 이사장을 비롯, 장묘음행, 김애지, 최해근. 헤롤드 김, 김미숙 씨 7명의 미주불교문화원 멤버들은 찹쌀 새알심을 만들고 배식을 도왔다.
뜨거운 훈김이 피어오르는 팥죽과 시원한 동치미국물을 함께 즐기는 노인들의 얼굴에도 흐뭇한 웃음꽃이 번졌다.
김정광 원장은 “처음 팥죽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 이민온지 30년만에 팥죽을 먹어본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면서 “이젠 매년 동지팥죽행사를 기다린다며 너무 좋아들 하신다”고 전했다.
KCS 봉사센터엔 한인노인만이 아니라 중국계 등 타민족 노인들도 평소 발걸음이 잦다. 동지 팥죽을 통해 한국 고유의 전통과 문화는 몰론, 따스한 정(情)까지 전파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