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이 모스크바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법명을 받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모스크바 원불교 교당에서 열린 '부처님 탄신일 경축식 및 법명 수계식'에 러시아인 고려린 동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고 25일 전했다. 이날 경축식에서는 새롭게 원불교에 입교한 러시아 신도 20여명의 법명수계식도 겸했다.
대부분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이들 초심 불자들은 각기 받은 법명의 의미를 되새기며 뜻깊은 부처님 오신날을 함께 했다.
원종화(으뜸이 되는 꽃)라는 법명을 받은 여고생 에카테리나 자하로바는 "열심히 정진하여 한국과 러시아 간의 문화교류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전도연 교무는 "자신에 대한 수양을 게을리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가지려 노력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존중하는 삶을 살아야 하다"고 정진을 당부했다.
원불교는 1990년 한·러시아 수교이후 현지에서 불법을 전하고 있다. 현재 법회와 행사에 참석하는 러시아인 신도수는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엔 모스크바한인천주교회에서도 화환을 증정하여 부처님 오신 날을 함께 축하했다. 경축식 2부행사로 펼쳐진 공연은 차이코프스키 음대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허준범의 피아노 연주, 러시아여학생들로 이뤄진 원광무용단의 화려한 부채춤, 고려인여성중창단의 달타령, 사물놀이팀의 연주가 큰 박수를 받았다.
또 행사후에는 푸짐한 뷔페식 만찬과 노래자랑이 이어져 참석한 모든 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 가족과 함께 참석한 김원일 민주평통모스크바협의회장은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원광한글학교는 매 학기 입학 신청자가 1000명이 넘어서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라며 "러시아 출신 아내도 처음 한국어를 원광한글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공휴일인 6월 12일 대형체육관에서 열리는 '한민족 문화큰잔치'는 올해 22회째를 맞는 가운데 참석인원이 5~6천명이 될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뉴욕=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원불교 장응철 종법사 2012년 모스크바 방문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耕山) 장응철 종법사가 지난 2012년 8월 모스크바 교당 설립 20주년에 맞춰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방문에 맞춰 열린 한라 문화큰잔치 행사는 참가자 5000명 중 러시아인이 3000명이 넘을 정도로 한국 문화와 원불교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컸다.
이날 행사에선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맥’, 한국어 교육기관인 ‘원광 세종학당’ 등에서 한국문화를 배운 수강생들의 각종 민속놀이 공연, 태권도 시연, K-팝 공연 등이 펼쳐졌다.
러시아는 정교회 전통이 뿌리 깊어 타종교로선 문턱이 높은 편이다. 원불교는 가급적 종교색을 빼고 문화 포교에 주력, 현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