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데이의 광풍이 올해도 어김없이 미 대륙을 휩쓸었다.
세계 최대의 할로윈축제가 10월 31일 밤 뉴욕 맨해튼 남단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리니치 빌리지 일대에서 6애버뉴를 따라 북쪽으로 16스트릿까지 진행된 할로윈 퍼레이드엔 수많은 참가자들이 개성만점의 코스튬과 다채로운 마스크 및 가면을 쓰고 신나는 할로윈 축제를 즐겼다.
올해로 40회째인 할로윈퍼레이드는 지난해 허리케인 샌디 여파로 퍼레이드가 취소되고 2년만에 열린 것이어서 더욱 흥겨움으로 넘쳐났다. 오후 7시부터 10시30분까지 진행된 공식 퍼레이드엔 거대한 해골과 괴물 모습을 한 대형 조형물이 수백개 등장했으며 신나는 음악연주와 춤을 추는 등 맨해튼 일대는 신명난 축제의 한마당이 됐다.
특정한 날이면 메인 화면을 독특하게 꾸미는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구글은 이날도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서비스해 네티즌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뉴욕을 비롯한 미 전역의 도시와 타운에선 밤이 깊도록 다채로운 의상을 착용한 어린이들이 남의 집 문을 두드리며 “트릭 오어 트릿(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칠테야)”하고 소리치며 초콜렛과 캔디를 얻어가는 모습들이 이어졌다.
할로윈데이를 맞아 미국에서는 이미 한달전부터 코스튬과 가면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박랜턴 과 초콜렛 등 관련상품 특수가 일고 식당과 바 등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파티로 즐거운 비명을 올렸다.
뉴욕과 뉴저지 일대의 한인타운 상가들도 밤늦게까지 많은 시민들이 외출을 하고 할로윈데이를 즐기는 덕분에 평소보다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손님을 받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많은 한인교회들은 이날 대체행사를 통해 자녀들이 할로윈퍼레이드에 휩쓸리지 않도록 단속해 대조를 보였다. 할로윈 풍습을 귀신놀음을 하는 날로 인식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일부 한인 기독교계에서는 ‘할로윈’이라는 이름을 ‘홀리 윈(Holy-Win)’ 혹은 ‘홀리 나이트(Holy Night)’로 바꿔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전도하거나 교회에 모여 온 가족이 다양한 놀이를 즐기는 기독교적 문화로 변형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김재훈 씨는 “아이들이 서양의 귀신놀음을 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지만 밤에 돌아다니는게 위험하기 때문에 교회에서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즐기는 할로윈데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별도의 행사를 갖는 것은 주류사회와 더 유리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웨체스터의 서영은 씨는 “미국인들은 교인들도 서로 ‘해피 할로윈’하고 즐거운 축제일로 즐기는데 할로윈을 즐기면 큰일 나는 것처럼 말하는건 너무 경직된 자세다. 밤에 ‘트릭 오어 트릿’을 하는 아이들도 반드시 어른들의 보호아래 다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뉴욕 경찰은 할로윈데이를 맞아 혼잡한 시내에서 얼굴을 가리는 등의 복장으로 자칫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강절도 사건 등 범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할로윈 안전수칙을 시민들에게 계도하는 한편 밤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치안유지에 힘을 기울였다.
뉴욕=임지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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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할로윈 켈트족 풍습에서 유래영국 등 북유럽과 미국에서는 큰 축제일로 지켜지고 있는 할로윈 데이는 원래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되었다.
켈트족들의 새해 첫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인데 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 속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죽은 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이 기거할 상대를 선택한다고 여겨, 사람들은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을 차갑게 만들어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하며, 이 풍습이 할로윈 데이의 시작이다.
그러다 로마가 켈트족을 정복한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교황 보니파체 4세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하면서 그 전날이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All Hallows’Eve)'가 되었고 이 말이 훗날 '할로윈(Halloween)'으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서도 할로윈 축제가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제는 국민적 축제가 되었다.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할로윈 데이 밤이면 마녀와 해적 만화주인공 등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trick or treat(과자를 안주면 장난칠거야)”를 외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초콜릿과 사탕을 얻어간다.
한편 할로윈데이에는 ‘잭-오-랜턴(Jack O'Lantern)’이라 불리는 호박등이 등장한다. 속을 파낸 큰 호박에 도깨비의 얼굴을 새기고, 안에 초를 넣어 도깨비눈처럼 번쩍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장식품이다.
<출처 시사상식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