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할머니(88)가 버겐카운티 위안부기림비 앞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할머니와 4년만의 뜻깊은 재회를 했다.
이용수할머니는 지난 30일 뉴저지 버겐카운티 위안부기림비 앞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지난 2011년 뉴욕 홀로코스트 센터에서 처음 만난 에델 카츠 할머니(92)와 다시 만나 위안부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전쟁범죄의 희생자들을 기리고 힘을 합칠 것을 약속했다.

이용수할머니는 4년전 이옥선할머니와 함께 뉴욕을 방문, 에델 카츠, 한네 리브만 두명의 홀로코스트 생존 할머니와 역사적인 회동(會同)을 한 바 있다. 이후 이옥선 할머니는 2013년에 다시 두 할머니와 만남을 가졌고 이용수할머니가 이번에 반가운 얼굴과 재회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엔 에델 카츠 할머니외에 애니타 와이즈보드 할머니(92)가 함께 자리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1000번째 수요집회를 기념하여 이뤄진 당시 만남은 사상 처음 동서양의 대표적인 전쟁범죄의 희생양들이 함께 하고 공조를 다짐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에델 카츠 할머니는 이용수할머니 등과 함께 맨해튼에 있는 일본유엔대표부에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명록을 들고 가 항의행진을 함께 하는 등 뜨거운 연대감(連帶感)을 과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버겐카운티 위안부기림비 앞에서 열린 기념행사는 시민참여센터가 주관한 것으로 신윤주 씨가 2년간 제작한 퀼트 조각보를 공개한 가운데 재미 무용가 이송희 씨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생존자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진혼무' 등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신윤주 씨는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만든 조각으로 완성되는 ‘원 하트 퀼트(One Heart Quilt)'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마음들이 부디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위안부 생존자분들과 억울한 영혼들을 함께 껴안고 위로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지난 한주간 보스턴과 워싱턴DC 등 아베 총리가 방문한 지역을 돌며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해온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가 미의회 연설에서도 사죄하지 않고 피해갔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참회하는 날까지 앞장서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시민참여센터는 "이용수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분들을 모시고 2차대전 강제동원 성노예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온 인류의 해결되지 않은 고통이라는 것을 '원 하트 리튜얼(One Hear Ritual)'을 앞으로도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 이상 사진 곽수연씨 제공
<꼬리뉴스>
“시민참여센터, 아베 총리 발언에 분개” NYT
뉴욕 타임스가 28일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의 합동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에서 시민참여센터의 공식 입장을 인용했다.
이날 기사는 28일까지의 양국간의 협상 타결을 아직 없었으나, 양국 정상에 따르면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 및 안보 협력 강화에 관련하여 중대한 진전이 있었음을 보도했다. 나아가, 이번 아베 총리의 방미에서 장기적으로 논란되고 있는 일본정부의 2차대전 강제동원 성노예 문제 또한 대두(擡頭) 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주 한인들과 다수의 연방의원들이 아베 총리가 이번 기회를 속칭 ‘위안부’ 관련하여 사과할 기회로 삼기를 촉구”했지만, 아베 총리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AFP의 기자가 아베 총리에게 “강제동원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오늘 사과를 할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人身賣買)의 피해자로 헤아릴 수 없을만큼의 고통과 피해를 겪은 위안부 여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이러한 나의 감정은 내 이전의 일본 총리들의 입장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는 시민활동가들이 요구한 사과에 못 미치는 발언이며,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굉장히 모독적”이라는 시민참여센터 반응을 인용했다. 또한 “위안부 생존자들은 진심이 담긴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지,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는 반응도 인용하며 “우리는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세계여성인권 보호를 위하여 일본정부의 기부액을 거론한 것에 분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