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메트오페라단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한국인 의사를 아시나요.
뉴욕타임스가 28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스타 성악가를 위해 봉사하는 한인의사 제니 조(51) 박사를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오페라 '마농'의 주역 소프라노 다이애나 담로우는 최근 급하게 조 박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안나와요."
조 박사는 흡입계통의 약물을 직접 조제해 메트오페라단으로 달려갔다. 응급복용을 하고 목 부위에 약간의 맛사지를 받은 후 메트오페라의 디바는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메트오페라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조박사는 보수를 받지 않는다. 자원봉사이기 때문이다. 성악가의 컨디션을 점검해주는 응급의사들은 그대신 주1회 오페라를 무료 감상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조 박사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이지만 성악가들만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객석에서 심장마비(心臟痲痺)로 쓰러진 관객 3명을 응급처치(應急處置) 해 목숨을 구했다.
오페라 무대에선 종종 사고가 발생한다. 한번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의 무대장치가 쓰러져 배우 일부가 깔리는 일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메트오페라의 또다른 자원봉사 의사 앤소니 잔은 '토스카'에서 한 배우가 자살 신에서 점프하다 발목을 삐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제니 조 박사는 의대에 다닐때까지 오페라를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친구와 함께 '라보엠'을 본 뒤로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메트오페라는 7명의 응급의사가 있다. 이들은 토요일 2회 공연을 포함, 주7회의 공연을 하나씩 전담하고 있다. 전공분야도 이비인후과, 내과, 외과 등 다양하다.
메트오페라의 전담의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자원봉사 희망자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요일을 맡고 있는 조박사가 전담의사가 되기까지 수년간 '대타'로 봉사를 해야 했다.
월요일 지정의사인 닥터 잔(68)은 33년전 처음 '대타(代打)'로 인연을 맺었다. 역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그녀는 수준급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전담의사들에게는 165달러짜리 좌석이 주어질뿐 아니라 언제든 무대 뒤와 배우들의 드레스룸을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날 공연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딸 첼시 부부가 객석에 있었다. 첼시는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의 친구이기도 하다. 조 박사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소프라노 담로우가 유명인사의 관람에 부담을 느낄까봐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서 '약물 투혼'을 발휘한 담로우는 상대역 그리골로와 로맨틱한 키스도 했다. 조 박사는 "키스까지는 안할 줄 알았는데 열연을 했다. 그리골로가 (감기에) 강한 면역력을 갖고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조크했다.
뉴욕=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Doctors to Divas, Stagehands and Opera Lovers at the Met
http://www.nytimes.com/2015/04/28/nyregion/doctors-to-divas-stagehands-and-opera-lovers-at-the-met.html?_r=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