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은 당 조직이 처형(處刑)한 것이다. 장성택없는 김정은은 정치적 고아(孤兒)나 다름없다.”
탈북 시인으로 알려진 장진성 작가가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대담에서 “장성택은 김정은이 처형한게 아니라 당지도부가 처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진성 작가는 “사람들은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당 조직지도부가 처형한 것”이라며 “장성택 없이 김정은은 정치적 고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자수성가(自手成家)형의 독재자였다면 김정은은 세습(世襲)형 독재자라고 할 수 있다. 수령만 세습한것이 아니라 특권층도 세습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는 장 작가가 최근 펴낸 ‘친애하는 지도자(Dear Leader)’와 관련한 이야기와 북한에서 겪은 경험 등을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인 수 미 테리 컬럼비아대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대담 형식으로 마련됐다.
그는 “김일성이 내각중심제 였다면 김정일은 당 중심체제로 변경하였다. 조직지도부(OGD)라는 것을 결성해 전국조직으로 확대되었으며 당의 힘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김정은의 위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권력을 쥔지) 3년 밖에 안된 싯점에 다 쥐었다면 그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면서 “김일성이 갑옷과 투구 방패까지 쥔 형상이었다면 김정일은 갑옷만 입은 꼴이며 김정은은 발가벗은채 방패만 앞으로 든 모습이다. 뒷면을 보면 아무것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장 작가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대남공작기관인 통일전선부(統一戰線部) 산하 101연락소에서 근무하다 2004년 탈북했다. 그는 “대남심리전을 전담하는 통전부는 소설, 영상, 음악, 영화 등등 여러 부서가 있는데 그곳에서 ‘시’ 분야를 맡아서 했다”고 자신의 전력을 소개했다.
대남심리전의 ‘특수업무’에 따라 그는 남한의 책 및 모든 영상매체들을 자유롭게 접했고 비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중 친구에게 빌려준 책이 관리가 잘못되는 바람에 발각이 나서 친구와 함께 탈북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다고 보는가?’는 테리 연구원의 질문에 “5-7년 정도 보고 있다. 김일성이 1994년 사망했을때 사람들은 북한정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미 1980년대에 김정일이 OGD를 장악했으므로 실질적인 권력은 김정일이 가지고 있었고 김일성은 상징적인 수령의 이미지만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의 계란 한 알 값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왜 정치심리만 보려고 하고 뒷면은 보려고 하지 않는가? 국제사회가 북한을 정상적으로 대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심리(政治心理)만을 보려 하지 말고 군중심리(群衆心理)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수령을 신격화 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 신격화된 체제를 교란시키면 즉, 상징성을 훼손시키면 흔들리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주인공인 작가보다 통역자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대담을 지켜본 한인 여성은 “작가는 짧게 한 마디로 이야기를 끌어간 반면 통역사는 너무 많이 부연설명을 해서 도리어 내용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욕=김진곤기자 ckkim@newsroh.com
<꼬리뉴스>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아니라 CIA가 주최한 느낌”
관객과의 질의응답에선 북한의 전쟁가능성, 소니 해킹 문제, 남한의 종북세력에 관한 작가의 입장을 묻는 질문들이 나왔다.
한 미국인은 “북한 대남공작기관 출신 작가와의 대담이라고 해서 흥미로운 얘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북한의 수령주의(首領主義)와 정권의 붕괴만 강조된 것 같다”며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아니라 CIA에서 열리는 행사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다음은 객석의 질문과 답변.
-어떤 방법으로 북을?
“북에는 배급세력과 시장세력이 있다. 시장세력이 커질수록 영향력이 커질수록 흔들리게 되어 있다. (아주 자신있는 표정으로) 충성가치를 물질가치로 옮겨가게 해야 한다.”
-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나?
“북한은 국토를 가지고 있고 주민을 가지고(통제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켜 체제를 붕괴시킬 까닭이 없다. 평화와 협박을 번갈아가며 2중전략을 쓰는 북한이다. 쌀(식량)이 없으면 남한 기업을 통해서 원조받고 협박이 필요하면 NLL 전략을 쓴다.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사건은 한국이 북한에게 쌀만 퍼준게 아니고 영웅심까지 퍼준거나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소니사를 해킹했다. 그에 대해서는?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죽이지 않았다면 해킹하지 않았을것이다. 죽였기 때문에 해킹한 것으로 수령주의만 붕괴시키면 내부에서 교란이 일어나 자멸하게 될것이다.”
-남한의 젊은 세대들이 종북, 친북을 하는데 우려가 깊다. 어찌보는가?
“북한이 붕괴되면 그 세력들도 같이 붕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