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한국인의 창작뮤지컬로는 사상 처음 오프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된 '컴포트우먼(COMFORT WOMEN: A New Musical)'의 줏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컴포트우먼(연출 김현준)은 10월 29일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휘프티훠 빌로우(54 Below)'에서 특별공연을 한다. 이 극장은 브로드웨이 최고의 디너쇼 공연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컴포트우먼은 지난 3월6일 휘프티훠빌로우에서 공연을 가졌을때 전석 매진이 되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아시아 연출가와 배우들이 주를 이룬 위안부 소재의 뮤지컬이 공연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까지 이어져 극장측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당시 2월과 3월 공연작 중 전석 매진은 컴포트우먼이 유일했다.
올해 휘프티훠빌로우에서 두 차례 공연하는 것도 컴포트우먼이 처음이다. 앵콜 공연 성사만 의미있는게 아니다. 7개월전과는 완전히 대접이 달라졌다. 김현준 연출가는 "3월 공연은 무대에 올리는 것만 해도 큰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익배분을 극장이 원하는대로 2대8로 나눴지만 이번엔 7대3으로 상황이 완전 역전됐다"고 전했다.
공연시간도 3월엔 하루중 가장 안좋은 시간대인 밤 11시30분이 배정됐지만 이번엔 프라임타임인 9시30분이 되었고 배우들을 위한 드레스룸도 제공하는 등 알아서 모시는(?) 분위기다.
이번 공연엔 샌드라 리, 메간 리 허드슨(이상 김고은 더블캐스팅) 개럿 다카다(이민식역) 에드워드 이케구치(고시모역) 등 22명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90분간 총 16곡을 부르게 된다.
휘프티훠빌로우 측은 컴포트우먼이 오프브로드웨이 세인트클레멘츠 극장에서 많은 화제속에 성공을 거둔 이후 지속적으로 앵콜 공연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기공연에서 컴포트우먼은 18회 공연중 16회가 매진되는 등 흥행성공에 힘입어 여러 지역에서 공연 초청이 쇄도(殺到)하고 있다.
내년 봄 뉴저지 잉글우드의 최대 극장 버겐팩에서 공연이 성사단계에 있는 것을 비롯, 여름엔 한국에서도 공연이 추진되고 있다. 버겐팩 극장의 경우, 해외1호 위안부기림비가 있는 팰리세이즈팍 등 한인타운이 인근에 있고 유대계와 이태리계 등 지역 주민들이 위안부 이슈를 비교적 잘 알고 있어 관객 동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 공연도 관심을 끈다. 한국인의 창작 뮤지컬이 미국에서 먼저 공연되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특별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김현준 연출가는 "한국의 몇 곳에서 연락이 와서 이번 겨울 공연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 공연은 우리 말로 진행되야 하므로 한국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컴포트우먼의 성공은 아시안 배우들에 대한 브로드웨이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아시안배우들은 훌륭한 목소리와 연기에도 불구하고 주류 뮤지컬에 캐스팅 기회를 얻기가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컴포트우먼을 통해 이들의 진가(眞價)가 새롭게 조명이 된 것이다.
남자주인공 개럿 다카다의 경우, 복수의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오는 등 주목받는 연기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계 3세인 그는 하와이 태생으로 뮤지컬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에 왔다. 그는 "컴포트우먼에 캐스팅 되자 부모님이 너무나 기뻐하셨다.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역사의 진실을 알려주는 뜻깊은 뮤지컬에 출연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컴포트우먼에서 위안부모집책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에드워드 이케구치는 3D컴퓨터로 노랑나비위안부소녀상을 직접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계2세인 그는 원가만 1만달러가 소요된 노랑나비소녀상을 사재(私財)를 털어 제작진에 기증해 훈훈한 화제를 모았다.
이케구치는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가 희생된 소녀들이 영혼이나마 나비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오준 UN대사 컴포트우먼 배우 스탭 초청만찬
오준 유엔대표부 대사는 지난달 말 컴포트우먼 배우들과 제작진을 맨해튼 관저(官邸)로 초청,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오 대사는 공연기간중 유엔의 '분쟁 중 성폭력' 사무총장 특별대표와 공보담당 사무차장 등 간부들과 직원 30여명을 초대해 함께 관람하는 등 따뜻한 관심을 기울였다.
오 대사는 이날 만찬에서 위안부 문제라는 쉽지 않은 이슈를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승화(昇華)시킨 제작진의 노고를 격려하고 특히 일본계 배우들이 중심 역할을 한데 대해 깊은 관심을 표했다.
이들 배우들은 "한국의 유엔대사가 공연도 보러 오고 이렇게 관저에 초청까지 해주어 너무나 즐겁고 감사하다. 뮤지컬 컴포트우먼을 공연한 것도 뜻깊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