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역사상 또한번의 기념비적인 깃발 게양식(揭揚式)이 거행됐다.
미동부시간으로 30일 오후 1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흑•백•청•적’의 4개 컬러로 된 팔레스타인 깃발을 두손으로 받들어 유엔의 게양 요원에게 건넸다.
유엔본부 국기게양대에 깃발이 서서히 올라가자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게양식에 참석한 반기문 사무총장과 프랑스와 러시아 외무장관 등 각국 대표들도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다.
같은 시간 어둠이 깃든 팔레스타인 수도 라말라 한복판에서는 수많은 군중들이 자국 깃발을 흔들며 대형멀티비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의 국기가 유엔본부를 배경으로 펄럭이자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환호성(歡呼聲)을 지르고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들의 터전을 잃고 오랫동안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로 불리며 국가대접을 받지 못한 설움을 씻는 듯 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은 이날 국기게양식에 앞서 가진 유엔총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국가의 지위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이스라엘과의 협정(93오슬로협약)을 더 이상 준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웨스트뱅크) 정착활동 중단과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등의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달리 선택할 것이 없다. 더 이상 협정에 얽매이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의 벤자민 네탄야후 총리실은 성명에서 "압바스의 연설은 기만적이며 중동에서 선동(煽動)과 무법을 야기(惹起)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우리는 그 당국(팔레스타인)과 지도자가 전제조건없이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에 들어가는 책임있는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한달전 옵서버 국가(observer state)인 팔레스타인과 바티칸의 깃발을 게양하는 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바 있다. 193개 회원국 중 반대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 8개국이었고 45개국은 기권했다.
이스라엘 유엔대표부는 팔레스타인 국기 게양을 "유엔을 하이재킹(공중납치)하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1988년에 독립을 선언한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는 유네스코에 가입했고 2012년 유엔의 옵서버 국가가 되었다. 현재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135개국이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첫 사진 BBC-TV 캡처 이하 사진 유엔본부 제공>
<꼬리뉴스>
팔레스타인 헌법상 수도는 예루살렘, 임시수도 라말라
이스라엘은 1948년 팔레스타인 영토에 독립을 선언하였고, 이로 인하여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항상 대립하게 되었다. 45년간의 대립 이후 이스라엘과 자치를 합의한 야세르 아라파트(1929년 8월4일-2004년 11월11일)는 1993년에 자치 정부를 세웠다.
파타의 지도자인 아라파트는 첫 번째 국가수반이며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평화적으로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라파트 타계 이후 한때 하마스가 자치정부 총선거에서 압승하자 여러 국가들로부터 견제(牽制)를 받은 적이 있었다.
2011년 10월 31일 팔레스타인은 유엔 가입에의 발판으로 유네스코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UN 193개 회원국 중 107개국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는데, 14개 국가는 반대표를 던졌고, 52개 국가는 기권했다. 주요국 중에서는 브라질과 러시아, 중화인민공화국,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랑스가 찬성표를 던진 반면 미국과 캐나다, 독일은 반대표를 던졌다. 영국, 대한민국은 기권했다.
2012년 11월 29일, 유엔 총회는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격상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팔레스타인의 헌법상 수도는 예루살렘이며, 라말라(요르단 강 서안 지구)가 임시 행정 수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