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이 소녀를 꼭 지켜주세요."
이용수 할머니(87)는 한국에서 가장 아끼는 스카프를 꺼내 소녀의 목위에 나비모양으로 매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소녀상 앞에서 보냈다. 6일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시립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앞엔 한국 기자들은 물론, LA타임스와 아사히, 마이니치, 지지통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모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의 미국방문에 맞춰 보스턴과 뉴욕, 뉴저지,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일본의 추악한 전쟁범죄를 증언한 이용수 할머니는 해외 최초로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뜻깊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운 한복 차림의 이용수 할머니는 "나는 정말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가 올바르게 사이좋게 함께 성장 발전하길 원한다. 그러기위해 역사를 바로 가르쳐야하며, 이렇게 내가 말하고 노력하며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용수할머니는 가주한미포럼 김현정사무국장과 한국서 동행한 곽수연씨가 각각 영어와 한국어로 된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회견에서 "1992년부터 23년째 성노예 피해자로서 일본정부의 명백한 사죄와 배상, 책임자 징벌 등을 위해 활동해왔다"며 "황혼(黃昏)의 무렵에서 나와 동료할머니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일본 기자들을 향해 "아베는 무식하게도 역사를 왜곡하며 거짓을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진실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베 임기가 오래가는지 내가 오래사는지 보자. 난 사과받기 위해서 200년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이 아무리 거금을 들여 은폐(隱蔽)하려 해도 진실은 눈더미처럼 커지고 번져 나갈 것"이라며 "아베는 일본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공식 사과하고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아베, 하버드에서 이용수할머니 피해 뒷문 입퇴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27일 연설이 예정된 하버드 케네디 스쿨 정문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와 하버드대 학생 100 명의 침묵시위가 열리자 정문 대신 건물 주차장으로 연결된 문(courtyard entrance)으로 들어왔다. 그는 연설 뒤에도 코너 출입구(corner entrance)로 퇴장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 나라의 총리가 떳떳하다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야지…. 죄를 지은 사람이라 (우리한테 들킬까 봐) 뒤로 돌아 몰래 들어가느냐. 뭐가 그리 무서우냐”고 일갈했다.
한편 아베는 케네디 스쿨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를 당해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고노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은 여러 번 말해 왔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실질적으로 위로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고, 일본 정부와 군이 위안부 문제에 개입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