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분만에 끝났네.”
11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컨셉코리아 F/W 2014’ 메인 무대를 지켜본 한 관객이 푸념하듯 한마디를 남겼다. 링컨센터에서만 도합 아홉 번째 열린 한국의 패션쇼 개막무대치고는 너무 싱거웠다는 지적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뉴욕 패션위크에 맞춰 개최하는 ‘컨셉코리아’는 한국의 패션산업을 미주류시장에 연착륙시킨다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해가 갈수록 특징없는 행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개막 행사는 이석태 최복호 고태용 박윤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4인의 런웨이 패션쇼로 진행됐다. 실력파 디자이너들의 작품답게 뉴욕의 도회적 감각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으나 너무 빠른 워킹과 일부 모델의 경우 프로같지 않다는 느낌도 주었다.
주최측의 준비도 매끄럽지 않았다. ‘컨셉 코리아(Concept Korea)라는 큰 제목이 쓰인 배경화면이 깨져 나오고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25분이나 늦게 시작됐지만 아무런 양해도 없었다.

바로 이어진 3분간의 개막 공연도 사전 소개 등 설명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초 ‘다양한 빛깔의 우리 패션을 뮤지컬로 엮었다’고 홍보됐지만 무언극 퍼포먼스로 펼쳐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메인이벤트인 런웨이 패션쇼마저 20분만에 끝나자 관객들은 다소 허탈한 표정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한국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욕패션위크에 컨셉코리아 행사를 하는 건 좋지만 솔직히 컨셉코리아의 컨셉이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