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는 한인들에게 침략(侵掠)의 이름이다.” “동해병기는 빼앗긴 이름을 되찾는 것이다.”
뉴욕의 정치인들과 한인사회가 한데 뭉쳤다. 10일 뉴욕주 주도 알바니 의회에서 동해병기 법안을 발의한 정치인들과 한인사회 리더들이 함께 마련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욕주 상원의 토비 앤 스타비스키 의원과 하원의 에드워드 브라운스틴, 론 김(김태석) 의원과 민승기 뉴욕한인회장, 김기철 평통부의장, 박윤용 권익신장위원회 회장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7일 스타비스키 의원과 브라운스틴 의원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뉴욕 주 교육법을 개정하고 모든 교과서에 동해병기를 요구하는 법안을 상정한데 따라 동해병기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것을 내외에 발표하는 자리였다.
의원들은 동해병기 법안의 목적이 뉴욕주 학생들이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모든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라운스틴 의원은 “일본의 강제적인 치하 아래 실시된 일본해 개명이 한인들에겐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리는 가시 같은 존재이고,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이 이 문제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지니아에서 최근 통과된 동해병기법의 모멘텀을 타서 다른 주들도 버지니아와 뉴욕의 선두를 따라 동해 병기를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타비스키 의원은 “내 지역구에만 약 17만 6천명의 아시아인이 살고 있다. 동해 표기 문제는 그들을 비롯한 모두에게 중요하다”면서 “한인들에게 침략의 역사인 ‘일본해’를 표기하고 교육하는 것은 역사적인 상처를 계속 건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비스키 의원은 “동해 법안은 일본을 모욕(侮辱)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 아니다. 뉴욕주나 시의 여러 도로들이 다른 이름과 병기되어 있는만큼 국제적 이슈인 동해 병기를 통해 학생들이 좀 더 배워서 토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석 의원은 “동해 법안이 한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인들의 고통과 노고를 인정하는 하나의 방침으로 동해표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강력한 성원의 목소리를 보탰다.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에 지역구를 둔 미쉘 쉬멜 하원의원은 “학생들과 다음 세대들을 위한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이 법안을 지지한다. 역사를 이해해야 세상을 더 크게 볼 수 있고 올바른 것을 추구할 수 있으며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이 법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퀸즈 카운티를 대표하는 닐리 로직 하원의원은 “우리가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민감해야 되고 서로를 갈라놓는 선을 넘어야 한다”면서 “뉴욕 학생들은 국제적으로 뜨거운 분쟁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원한다”고 말했다.
민승기 뉴욕한인회장과 김기철 평통부의장은 “오늘 우리는 그 동안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모였다. 앞으로 범동포적인 위원회를 만들어서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은 “동해병기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가 누구 것이냐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사용했던 이름을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도 “동해병기는 현재 우리가 가진 최고의 옵션이고 우리가 일제치하 때 빼앗긴 이름들을 돌려받는 노력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