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마라토너 강명구씨(58)가 마침내 모국 일주 마라톤의 휘날레를 맺었다.
강명구씨는 지난 31일 오후 1시경 서울 광화문에 입성, 49 일간 총 1,956.6km의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9월13일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임진각을 경유해 동쪽으로 이동, 미시령을 거쳐 속초에서 다시 동해안을 타고 내려와 남해안과 서해안 등 국토의 가장자리를 돌아오는 대장정(大長程)이었다.

레이스 중간에 울릉도와 독도에도 들러 상징적인 달리기를 하였고, 제주도를 일주했는가하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남아있는 팽목항에서 추모레이스도 달리는 등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도 가졌다.
당초 예정된 구간은 1,879㎞ 였지만 정확한 누적 거리는 1,956.6km 로 집계됐다. 지난 2월1일부터 6월5일까지 미서부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동부 뉴욕의 유엔본부까지 3,150마일(약 5,040 ㎞)을 달렸다.
미대륙을 달려서 횡단한 것은 2010년 권이주(70) 씨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이지만 비상식량과 옷가지, 침낭 등이 실린 특수유모차를 밀고 나홀로 미 대륙횡단 마라톤에 성공한 것은 강명구 씨가 세계 최초의 사례로 알려졌다.
주황색 형광 점퍼를 입고 구릿빛 얼굴의 강명구씨가 세종대왕 동상이 보이는곳까지 달려오자 꽃다발을 들고 있던 30여명의 마라톤동호인들은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뉴욕에서 함께 온 어머니도 나와 모처럼 본 아들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이며 반겼다.

그리고 전국 일주를 시작했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불렀다. 대륙을 횡단하는 동안 유모차 앞에걸었던 '남북 평화통일 LA-NY' 배너는 푸른색 한반도 배경에 '남북 평화통일 전국일주 마라톤' 배너로 다시 걸었다.
그는 "레이스를 하는 동안 통일을 반대하거나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대부분 사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전국 일주를 하는 동안 모국산천(山川)의 아름다운 자연과 푸근함에 빠질 수 있었다는 그는 특히 처음 보는 많은 이들이 고생한다며 먹을 것을 건네기도 하고, 박수로 응원하곤 해 힘이 불끈 치솟기도 했다.
모국 일주 마라톤을 하는 소식을 들은 이중엔 일부러 그가 지나는 코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밥을 사고 싶다고 데려가는 일도 있었다.
그는 "달리기를 하면서 여기가 정말 내 땅이구나 싶었다"며 "언젠가는 이 유모차와 함께 북쪽의 나머지 산천을 달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이번 레이스를 앞두고 격려금도 희사(喜事)하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스님 마라토너 진오스님이 있는 지리산 실상사에서 몇 주 머물며 원고도 쓰고 휴식도 취할 예정이다.
달리는 동안 ‘글로벌웹진’ 뉴스로에 ‘강명구의 마라톤문학’을 연재했던 그는 미대륙횡단 마라톤과 모국일주 마라톤 기간동안 쓴 글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강명구씨는 또 어떠한 도전을 하게 될까.
"미대륙횡단을 마치면서 실크로드 길을 따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유럽과 아시아를 거쳐 북한을 거쳐 부산에 도착하는 유라시아 횡단을 하는 꿈도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동포들의 정으로 가장 화려한 팔도강산 여행이 되었어요" 강명구씨
10월 31일 아침 인천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7시 인천대공원에서 인천 러너스클럽회원 30여 명의 환송을 받으며 기념촬영을 마치고 방문한 인천거너스클럽 회장과 여종범씨 그리고 서울에서 내려온 조석현씨가 인천에서부터 달리기 시작하여 경인국도를 따라 올라왔습니다.
소사역을 지나서 소사파출소에서 커피도 얻어먹고 근무 중인 경찰들과 환담도 나누고 한국의 월가 여의도를 지나 토요 훈련을 마치고 기다리던 토요 런너스클럽 회원 20여 명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모두 함께 달리기 시작하여 서대문을 지나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골인점 세종대왕동상 앞에 참석자 모두 모여 경과 보고 및 내빈 소개. 축사에 이어 소감 청취 기념사진 등의 식순으로 골인 환영행사를 마치고 근처 청진동 식당으로 이동해 조촐한 뒤풀이를 마치고 헤어졌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여행을 하고 돌아오리라 마음 먹고 출발을 하려했는데 출발 직전 성결대학교와 나누리재단 남양주시 그리고 페이스북친구들 런너스클럽회원들 전국 울트라마라톤연맹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던 분들이 가는 곳마다 도음을 주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팔도강산 여행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야기는 글로 하나씩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