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가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 국가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한국인들에겐 가슴아픈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인터넷판에 “빅토르 안은 모국 한국에서 많은 메달을 휩쓴 안현수였다. 세계선수권 5회 우승과 올림픽 3관왕이었던 그의 이름을 모두가 알고 있다.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은 국가적인 자랑이고 애국자로 받아들여지기때문”이라고 전했다.
타임스는 “한국인들은 동계 올림픽에서 많은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을 자랑스러워 한다”면서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아들이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기를 바랬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안현수 아버지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한국 빙상관계자와의 불화(不和)이후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했고 러시아 이름을 갖게 됐다”면서 “많은 한국인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러시아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고 (조국을) 배신했다고 비난한다”고 말했다.

photo by 뉴시스 김인철기자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안현수가 스타들이 넘쳐나는 한국 쇼트트랙의 지저분한 이면의 희생자라고 보고 있다. 쇼트트랙이 파벌(派閥)과 선수혹사(酷使), 특정선수를 유리하게 만드는 경기 등으로 얼룩졌다는 것이다.
한국의 미디어와 인터넷 블로그, 트위터에서는 스캔들로 얼룩진 한국빙상연맹에 맞서 이긴 안현수를 축하하는 분위기다. 한 트위터러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딴것보다 더 기쁘다”는 글을 올렸다.
2006토리노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국가대표에 복귀하지 못했다. 연맹 측은 잦은 부상과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지만 안현수와 그의 아버지는 연맹이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안현수는 우승 직후 아이스링크에 입을 맞추며 “지난 8년간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내가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해 다운이 됐다. 트위터에는 이런 글이 포스팅됐다.
“왜 안현수가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들어야 하는지 누군가 설명해야 한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