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한국문화재를 잘못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스님은 19일 영국박물관 한국실에 전시중인 비슬산 소재사 향로의 유물 설명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소재사 향로는 고려 공민왕 (1358년 至正十八年)때 제작된 향로로 그릇부분은 유실되었고 좌대만 남아 있다. 연꽃 모양으로 제작된 향로 좌대에는 왕과 왕후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하는 명문과 더불어 원 소장처가 비슬산 소재사로 새겨져 있다.
문제는 대공덕주(大功德主) 묘해(妙海), 화주(化主)는 달해(達海) 스님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기록한 부분이다. 영국 박물관은 이 내용중 달해(達海)란 한자를 오독해서 유물 설명서에 ‘공해(Kong hae)’라고 기재하고 있다. 달해(達海)을 공해(空海)란 글자로 잘못 읽은 것이다.
혜문스님은 “이 향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에 의해 여러 번 조사된 영국박물관의 한국문화재인데 왜 이런 실수가 발생했는지 의아하다”면서 “한국문화재의 정확한 설명을 위해 오류를 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혜문스님은 소재사 향로의 반출경로가 불투명하다며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혜문스님은 “일제시대 영국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우선 소재사의 향로가 어떤 경로를 통해 영국 박물관에 소장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당국이 소재사 향로에 대해 수차례 조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선 정부가 파악한 유통경로를 확인해볼 생각이다. 정부가 파악하지 못했다면 영국박물관에 직접 사실관계를 질의하겠다”고 향후 진행계획을 말했다.
소재사 향로는 보물 321호로 지정된 봉은사 향로와 비슷한 형태로 나팔 모양 받침대는 중심에 굵고 가는 은입사로 용무늬를 생동감 있게 가득히 돌리고, 그 위에 활짝 핀 연꽃의 잎을 올려 장식된 특징이 있다. 표면의 은입사 문양이 섬세하면서도 화려해 고려시대의 우수한 금속공예기술을 보여주는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