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서 역대 최다 찬성표를 기록하며 통과됐다.
제70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12, 반대 19, 기권 50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유엔에서 지난 2005년 이후 11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됐다.
반기문 사무총장 사이로 북한 리수용(왼쪽) 외상과 자성남 유엔대사 등 북한외교관리들이 함께 했다 <이하 사진= UN본부 제공>
이날 찬성표는 지난해 찬성 111표(반대 19, 기권 55)보다 한 표 많은 역대 최다 찬성표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발의한 결의안은 12월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채택이 유력시되고 있다. 안보리는 지난해 북한 인권 문제를 최초로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결론을 지속적으로 유의(留意)하고, 북한의 책임 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책임규명 노력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고 안보리가 위원회의 권고대로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고 가장 책임 있는 사람들을 제재토록 하는 지난해 내용이 유지됐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올해도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됨에 따라 "악의적 중상모략"이라며 극력 반발하는 북한과 유엔이 당분간 긴장관계가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의 반발이 극심해진 것은 과거의 결의안이 북한의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선언적 성격에 그친데 반해 지난해부터 고문과 공개처형, 강간, 강제구금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관련있는 최고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기가 끝나기전 북한방문을 적극 추진해온 반기문 사무총장이 북한과의 긴장(緊張)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북한인권결의안 '반총장 방북' 어떤 영향 줄까
유엔에 제출된 북한인권결의안 통과가 반기문총장의 방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북한은 인권결의안에 대단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고 책임자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 보다 강력한 제재 내용을 명문화하면서 반발(反撥)의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
리흥식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17일 뉴욕에서 인권결의안에 대해 "적대적인 세력이 만들어낸 악의적인 중상모략이자 정치적 대결의 산물"이라며 "다른 국가를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결점을 바로잡고, 자국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반성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리 대사는 특히 반기문 총장의 방북 계획과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유엔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이같은 반응은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가 반총장의 방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결의안을 유엔이 통과시켰는데 그곳의 수장(首長)을 초청하는 모습이 '공화국'의 위상과 '최고 존엄'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반기문총장이 18일 유엔을 방문한 일본 나루히토 왕세자를 안내하고 있다
반기문 총장은 그동안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으로 줄기차게 비쳐왔다. 10년 가까운 임기동안 대부분의 회원국을 방문한 한국인 사무총장이 북한을 못가본다는 것도 우스워 보일 수 있다.
반기문 총장이 방북관련 보도에 대해 극도로 입조심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반 총장은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을 확정하고도 바로 전날 북한이 초청을 철회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해 스타일을 구기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방북도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어떤 돌출 국면이 발생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